▲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키이우 AFP=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24일)을 앞두고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에서 "푸틴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다는 푸틴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증거가 여기 이 방 안에 있다"라고 말했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우리가 단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자신이 우리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틀렸다"며 "미국은 여기에 있고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으로 우리는 승리에 더 가까워졌다"며 "미국인을 비롯해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포탄, 장갑차, 방공 레이더 등 첨단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5억 달러(한화 약 6500억 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을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 취임 후 전쟁지역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20∼22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이에 앞서 키이우를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키이우행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까지 전용기로 이동한 뒤 기차를 타고 국경을 건너 키이우까지 거의 10시간 동안 육로로 이동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약 5시간 동안 머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성 미카엘 대성당 인근의 전사자 추모의 벽 등을 찾은 뒤 폴란드로 떠났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1일 의회 국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 방문을 발표하는 별도의 성명에서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곧 1주년을 맞이한다"며 "오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그리고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고 굴하지 않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미국은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걸친 여러 나라들과 전례 없는 군사적·경제적·인도적 지원을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며 "이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