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제품 공개 시기가 더 미뤄지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 애플의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헤드셋 예상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헤드셋 공개 시점을 더 미뤘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아직 미흡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글 및 퀄컴과 차세대 확장현실(XR)기기 개발에 손잡고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삼성전자가 잠재 수요를 선점하며 애플을 앞서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16일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정식 공개일을 기존에 예정되었던 4월에서 6월로 재차 늦췄다고 밝혔다.
매년 6월 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되는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혼합현실 헤드셋의 자세한 기술 사양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처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15년부터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기를 신사업으로 검토하며 꾸준히 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출시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혼합현실 헤드셋과 관련한 구체적 정보를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시기도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해 초, 그리고 이번에는 6월로 계속해 늦춰지고 있다.
애플이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충분한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기반을 갖춰내는 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비자들이 이를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시기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처음 공개되는 혼합현실 헤드셋의 판매가는 3천 달러(약 385만 원)로 일반 소비자에 대중화를 노린 제품으로 보기 어렵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급형 제품은 내년에 출시가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초기 제품의 공개 일정도 미뤄지고 있는 만큼 애플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시점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혼합현실 헤드셋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두고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발표 시점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수 년에 걸쳐 이어진 연구개발에도 아직 충분한 제품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팀 쿡 애플 CEO는 증강현실을 비롯한 혼합현실 기술이 향후 애플의 사업 전략과 IT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제품에도 이미 증강현실 기반의 서비스가 탑재되고 있다.
그러나 증강현실 및 메타버스 분야 신사업에 핵심인 혼합현실 헤드셋 출시 시기가 늦춰지면 애플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시기도 그만큼 미뤄질 수밖에 없어 실적과 주가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퀄컴의 증강현실 기기 전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AR2' 1세대 이미지. |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가 애플보다 먼저 증강현실 헤드셋을 시장에 선보이며 수요를 선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최근 갤럭시S23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구글 및 퀄컴과 손잡고 확장현실 플랫폼과 관련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깜짝 발표’를 내놓았다.
구글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분야 플랫폼을 개발해 왔고 퀄컴은 헤드셋이나 안경 형태의 제품에 탑재할 수 있는 전용 프로세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이러한 기기에 핵심인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 부품을 개발해 오고 있었다.
메타버스 사업 진출에 동맹을 구축한 삼성전자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낸다면 독자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애플에 비해 훨씬 큰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확장현실 헤드셋이 애플의 제품보다 먼저 시장에 출시되거나 해당 기기의 잠재 수요를 빼앗아오며 차세대 하드웨어 및 플랫폼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메타도 삼성전자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며 최근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출시 계획에 회사 내부 여론도 분분하다”며 “애플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의견과 확실한 ‘게임체인저’ 없이 무리하게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