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금융지주 3위 싸움을 벌이는 하나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하나카드를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가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기준 하나카드를 넘어선 것은 김 사장의 성장지향 전략이 성공한 결과라는 시선이 나온다.
▲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연간 순이익에서 하나카드를 추월해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우리카드는 2022년 순영업수익 8130억 원, 영업이익 2770억 원, 순이익 2050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순영업수익은 17.7%, 영업이익은 2.2%, 순이익은 2.2% 증가했다.
경쟁 관계 카드사인 하나카드는 2022년 1920억 원의 순이익을 내 우리카드에 130억 원 뒤처진 실적을 받았다.
2021년만 해도 하나카드는 순이익 2505억 원, 우리카드는 2007억 원을 거두며 하나카드가 약 500억 원 앞섰다.
1년 만에 우리카드가 약진하며 하나카드를 밀어낸 것이다.
이번 우리카드의 실적은 우리금융지주의 다른 계열사들이 모두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에 밀린 상황에서 거둔 것이라 더 의미가 크다.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 지주 실적에서 하나금융지주에 순이익에서 4564억 원의 차이가 나며 밀렸다.
금융지주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인 은행 부문은 2494억 원 뒤처졌고 비은행 계열사인 캐피탈에서는 1150억 원, 자산신탁은 236억 원, 저축은행은 127억 원 밀렸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우리카드의 실적 순항이 김 사장의 경영 전략 성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바라본다.
김 사장은 2021년 취임사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제구포신’을 경영 전략을 삼겠다고 강조해왔다.
제구포신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우리카드는 2022년 카드 상품군에 ‘뉴’ 브랜드를 새로 출시했다.
뉴 브랜드는 우리카드가 2018년 출시한 ‘카드의 정석’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카드 상품군이다.
김 사장이 내놓은 뉴 브랜드는 카드 출시 2주 동안 일평균 1천 좌 기록을 쓰는 등 흥행에도 성공하며 지난해 우리카드 실적에 큰 보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카드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자체 결제망 시스템 구축도 올해 2월 안으로 마무리된다. 2분기 안으로는 서비스를 출범할 계획을 세웠다.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경영 전략 가운데 하나로 삼은 만큼 우리카드가 개별 가맹점을 구분하고 사업자 카드, 사업자 대출 등 가맹점 맞춤 서비스를 설계할 바탕으로 삼을 자체 결제망 구축은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카드는 독자 카드결제망을 구축해 향후 가맹점 250만 곳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 결제창, 간편결제 등을 모함한 운영 정책도 마련한다.
김 사장은 국내와 함께 해외 사업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도 힘써왔다.
우리카드는 카드업계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할부금융, 시설대여, 신기술사업금융업 등을 꼽아왔다.
김 사장은 자본 조달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 등으로 악화하는 카드업황을 돌파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서두르며 미얀마에서 소매금융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자동차 할부금융, 리테일, 핀테크 신기술 사업금융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현지 할부금융사 인수 자금으로 2022년 9월 13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우리카드가 투자한 1300억 원은 당시 우리카드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의 22%에 해당했으며 미얀마 법인 설립을 위해 지출한 237억 원의 5배가 넘는 금액이다.
김 사장이 추진한 국내외 실적 강화 전략이 성과를 내자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가 아직 계열사 사장 자리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회장 최종 후보자가 이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새로운 카드 상품군 출시, 디지털 강화, 계열사 내부 시너지 제고 등을 추진하며 해외 사업에서까지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올해 자체 카드 결제망 구축에도 공을 낸 만큼 연임을 통해 우리카드의 안정적 성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