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5대 금융지주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소폭 줄어드는 성적을 냈다.
NH농협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NH농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NH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5대 금융지주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소폭 줄어드는 성적을 냈다. 이에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균형성장 전략을 마련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
특히 이 회장은 관료 출신으로 취임 과정에서 관치금융 논란까지 겪었기 때문에 NH농협금융지주의 균형성장 전략을 마련해 경영성과를 보일 필요성도 있다.
15일 NH농협금융지주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조2309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610억 원(2.7%) 감소했다.
신한금융지주 4조6423억 원, KB금융지주 4조4133억 원, 하나금융지주 3조6257억 원, 우리금융지주 3조1693억 원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실적이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와 금융지주 순이익 4위 자리를 놓고 그동안 경쟁을 벌여왔는데 순이익 격차가 1조 원 넘게 벌어진 상황은 뼈아프다.
NH농협금융지주의 부진은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의존도가 높았던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이 67.4% 크게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증시 부진으로 중개와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금융시장의 침체로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도 줄면서 2021년보다 6281억 원 줄어든 3034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NH농협금융지주 전체 순이익 기여도에서 NH농협은행의 기여도는 2021년 65.4%에서 2022년 73%까지 커졌다.
이에 이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주 출범 이후 은행 의존도가 높았던 점이 약점으로 꼽혀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에서 은행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기 때문에 이 회장은 계열사마다 추진하고 있는 성장 전략을 재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수익성 좋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한 NH농협생명의 경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는 성과를 보여 계열사마다 처한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월 취임사에서 “자회사를 비롯한 범농협이 함께 하는 시너지 경쟁력을 기반으로 농협금융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고 지속가능경영을 해야 한다”며 “도저히 실행할 수 없다고 한다면 과제를 과감히 버리는 일도 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의 최대 실적을 이끌던
손병환 전 회장을 제치고 관료 출신으로 회장직에 올랐다는 점에서 선임 과정에서 일었던 관치금융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뚜렷한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회장은 1월2일 첫 출근길에서 관치금융 논란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제가 안고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예산과 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이 회장이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보유해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로서 필요한 역량을 두루 겸비했다고 보고 있다.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MBA를 각각 받았다.
1983년 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2023년 1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2년이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