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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CATL과 합작공장 노조 설립에 전향적, 한국 배터리 3사도 영향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2-14 14: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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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CATL과 합작공장 노조 설립에 전향적, 한국 배터리 3사도 영향권
▲ 짐 팔리 포드 CEO가 현지시각으로 2월13일 미국 미시건주에서 CATL과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비즈니스포스트] 포드가 중국 CATL과 손잡고 미국 미시건주에 건설하는 전기차 배터리공장에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정식 노조 설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SK온과 포드의 합작공장을 비롯한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공장도 전미자동차노조의 영향권 아래 놓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노사 문제가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로이터에 따르면 포드는 미시건 배터리 생산공장에 카드체크 방식의 노조 가입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카드체크는 미국 노동위원회의 승인과 감독, 투표 등 정식 절차를 거치는 대신 공장 근로자들이 특정 노동조합에 가입 의사만 밝히면 정식으로 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간소화된 방식이다.

미국에서 강성 노조로 꼽히는 전미자동차노조는 사측과 협상에서 대표교섭 지위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카드체크 방식을 선호한다.

포드가 사실상 전미자동차노조의 정식 노조 설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현지시각으로 13일 포드는 CATL과 협력해 35억 달러(약 4조4천억 원) 규모 배터리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공장 가동 시기는 2026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단체로 미국에 신설되는 다수의 전기차 및 배터리공장에서 정식 노조 지위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전기차 관련업계 근로자들이 임금과 복지 등 측면에서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최근 가동을 시작한 오하이오주 합작 배터리공장에도 전미자동차노조가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하면서 전기차 업계에서 최초로 정식 노조를 설립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은 전미자동차노조가 주장하는 카드체크 방식에 동의하지 않아 갈등을 빚다 결국 노동위원회의 정식 투표를 거쳐 노조 설립을 받아들였다.

포드가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동시에 카드체크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공장 가동 초반부터 전미자동차노조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신설되는 미시건 배터리공장은 포드가 중국 기업인 CATL과 기술 협력을 통해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전기차 산업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현지 배터리공장 설립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가 CATL과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대신 기술 지원을 받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점도 미국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방식도 여전히 CATL의 성장을 도와 중국 전기차 관련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포드 CATL과 합작공장 노조 설립에 전향적, 한국 배터리 3사도 영향권
▲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조감도(왼쪽) 및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주 배터리 생산공장.
포드가 전미자동차노조 측에 유리한 노조 설립 계획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배경은 결국 친노조 성향을 보이는 바이든 정부 기조에 맞춰 CATL과 협력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미자동차노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배터리공장에 대표교섭 지위를 얻은 데 이어 포드의 새 공장에 노조를 설립하는 방안도 유력해지며 미국 전기차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추세가 자리잡는 것은 미국에 대규모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에 모두 노사관계와 인건비 등에 관련한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강성노조 특성상 강력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성향을 보이고 사측이 이를 거부하면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을 벌이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오하이오 배터리공장에서 첫 노사협상을 진행하며 근로자 평균 임금을 2배 수준으로 높여달라는 요구를 내놓았다.

한국 배터리 3사가 현재 미국에서 건설하고 있는 다수의 배터리 생산공장에도 전미자동차노조가 들어서 비슷한 요구를 내놓는다면 인건비 지출이나 노사 갈등에 따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포드는 현재 SK온과 테네시주 및 켄터키주에서 설립하고 있는 배터리 합작공장에도 전미자동차노조가 자리잡는 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할 공산이 크다.

포드가 CATL과 손잡고 미국에서 저가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해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것은 한국 배터리 3사 실적에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에 더해 포드가 전미자동차노조의 세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이중으로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포드의 발표 뒤 성명을 내고 “노조 가입자들에 높은 임금을 제공할 수 있는 포드의 투자 결정을 환영한다”며 “카드체크 방식을 통해 노조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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