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자가 조직 안정 만큼이나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라는 과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2022년 실적에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성을 보였는데 고착화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하나금융지주와 벌이는 '3위 싸움'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우리금융지주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연결기준 순이익 3조1693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18.34%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순영업수익은 2022년 9조8457억 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18% 늘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 실적을 두고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핵심이익의 견조한 증가와 적극적 비용관리로 호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도 하나금융지주에 뒤처졌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하나금융지주는 2022년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3조6257억 원을 거둬 우리금융지주보다 4564억 원 앞섰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실적이 기업금융과 외국환 등에서 호조를 보여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부문에서 하나금융지주보다 2494억 원 뒤처졌고 비은행 부문에서는 2070억 원의 격차가 났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임 회장 최종 후보자가 실적 3위 금융지주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을 갖추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4대 금융지주(신한, KB, 하나, 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갖추지 못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완전 민영화를 이루지 못한 2013년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 약 13조 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우리금융지주에서 증권사를 분리해 NH농협금융그룹에 매각했다.
당시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증권사를 사들인 NH농협금융그룹의 회장이 지금의 임 회장 최종 후보자이기도 하다.
임 회장 최종 후보자가 10년 전 매입한 우리금융지주 증권 부문이 하나금융지주와 실적 경쟁을 앞둔 지금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강화에서 한 차례 매각했던 증권사를 다시 갖추려는 이유로는 자산관리(WM)에서 은행 부문과의 시너지가 크다는 점이 꼽힌다.
증권사는 이와 같은 이유로 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갖추는 비은행 부문으로 알려졌다. 2번째로는 보험사다.
하나금융지주는 2022년 하나증권에서 1260억 원, 하나생명에서는 101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와 실적 경쟁에서 약 1400억 원의 핸디캡을 안고 시작한 셈이다.
당초 금융업계에서는 임 회장 최종 후보자가 마주하게 될 우선 과제로 내부불만을 잠재우는 일을 꼽았었다.
임 회장 최종 후보자는 이런 우려에 최종 후보자로 발표된 뒤 우리금융지주 노동조합과 한 차례 외부에서 만났고 9일 노조 사무실에서 2번째로 만나며 직접 소통 노력을 약속했다.
우리금융지주 노조도 임 회장 최종 후보자의 약속에 함께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 최종 후보자는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 내부불만을 잠재우는 데 성공하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 등 우리금융지주 실적을 위한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과제에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임 회장 최종 후보자가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강화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회장 최종 후보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일하며 우리투자증권 인수와 함께 베트남에서의 성장을 지원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우리금융지주도 2023년 역점 사업으로 증권사, 보험사 인수와 함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의 성장을 꼽고 있어 임 회장 최종 후보자가 경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