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준 농심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대표에 오른지 11년 만이다.
9일 농심에 따르면
박준 부회장은 3월24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농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대표에 오른지 11년 만이다. |
농심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할 것이다"며 "등기이사에서만 물러나고 회사에는 계속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농심에서 살아있는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그는 1948년 3월 울산에서 태어나 1971년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이후 무역회사에 다니다가 1981년 농심에 입사했다. 입사 3년 만에 농심의 미국지사장으로 발령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국제부장과 해외사업부장, 국제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05년 국제담당 사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전문경영인의 길에 들어섰다. 2008년에는 농심홀딩스 USA 사장 겸 농심아메리카 사장을 맡았으며 2010년에는 농심 국제사업총괄 사장과 농심 회장실장을 겸임했다.
그가 대표이사에 오른 때는 2012년 1월이다. 2016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춘호 농심 명예회장 때부터 농심과 인연을 맺어 오너 2세인 신동원 회장이 경영을 물려받은 뒤에도 계속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한 대표적인 장수 CEO로 잘 알려져 있다.
박 부회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농심에서만 40년 넘게 일한 '농심맨'일뿐 아니라 해외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농심이 진출한 여러 국가 가운데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나라는 없다. 내수 시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려면 무조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세계 진출을 추진해왔다.
농심은 현재
박준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병학 대표이사 부사장의 2인 공동대표 체제로 꾸려져 있다. 오너인 신동원 회장은 2021년 말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사내이사에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농심은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황청용 농심 경영관리부문장 부사장을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황 부사장이 박 부회장을 대신해 대표이사를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