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사외이사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애숙 커리어케어 브랜드 매니저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면 안 될 5가지 대표적 유형을 꼽았다. |
[비즈니스포스트]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등장에 발맞춰 금융지주회사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데다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포스코, KT, KT&G 같은 대기업의 경영진 구성이 변화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헤드헌팅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는 이들 기업을 포함해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사외이사 가운데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계속해서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기업들도 이전과 다르게 사외이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헤드헌팅회사에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문의가 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들은 어떤 사람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있을까?
윤애숙 커리어케어 브랜드 매니저는 "사외이사의 경우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임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떤 사람이 적합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사이외사로 선임하면 안 될 유형은 분명하다"며 5가지 대표적 유형을 꼽았다.
1. 충실한 거수기
모든 안건을 놓고 경영진의 편에 서서 동의를 외치는 예스맨 유형이다. 금융감독원이 이번 사외이사 교체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칫 '우리편'이니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해치는 주범이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서 제거해야 할 1호 과제다.
2. 제보다 젯밥
사외이사로서 업무나 책무보다 보상과 혜택에 관심이 더 많은 유형이다. 사외이사를 노후대책이나 부수입을 위한 수단 정도로 치부한다. 골프, 해외여행 등 사외이사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최대한 누린다. 이사회 사무국에게 골프 부킹, 식당 예약 등 공식적 업무 외의 일들을 요청해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젯밥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기본 업무는 뒷전'이란 의미다.
3. 인맥을 통한 추천
인맥의 추천을 통해 검증하지 않고 선임한 유형이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자신의 후임을 뽑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관여해 자신이 아는 인사에게 사외이사직을 물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인맥을 통해 돌고 도는 사외이사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책임감을 가질 리 만무하다.
4. 불성실한 참석자
긴 말이 필요 없다. 사외이사로서 최소한의 책무인 이사회 회의 출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불성실한 유형이다. 출석도 하지 않으니 이사로서 역할도 기대하기 어렵다.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안건에 잔소리를 하지 않아 좋을지 모르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사외이사다.
5. 경영이 뭐예요?
자신의 전문 영역에 전문성은 갖추고 있으나 경영엔 문외한인 사외이사다. 다른 유형들처럼 고의성은 없지만 경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체로 학계에 오래 있었던 사외이사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다국적 기업에선 전현직 CEO나 창업자 등 기업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 같은 5가지 유형의 사외이사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이사회를 좀먹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다섯 유형이 한 명의 사외이사에게서 한 가지씩 발견되지 않고 한 사람에게서 중첩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윤승연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이사회를 바로 세우고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이런 사외이사들과 과감하게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