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1월7일 서울시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당대표 후보 6명이 모두 모여 각자의 비전과 공약을 알리며 당심에 호소했다.
양강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을 의식한 듯 총선 전략을 부각하며
윤석열 대통령 관련 발언을 자제했다. 반면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의원은 적극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내세워 '윤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7일 서울시 강서구에서 '힘내라 대한민국-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열었다. 전당대회 예비경선 진출자들이 모두 참석해 당을 이끌어갈 비전을 제시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수도권 당대표론'을 앞세웠다. 안 의원은 수도권인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안 의원은 "총선을 거칠수록 의석수가 줄어서 지난번 총선에는 121석 수도권 의석 중 17석만 살아남았다"며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궤멸하고 반드시 170석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중도층 15%는 가져올 수 있다"며 "확장력 있는 당대표를 뽑은 뒤 15% 이내 격차가 벌어졌던 지역구에 좋은 후보를 공천하면 17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수도권 경쟁력이 확실히 있다"며 "세 번에 걸쳐서 서울, 경기에서 선거를 치러 모두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당대표로서 수도권 표심에 소구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1대 총선 기준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게 15%포인트 안에서 뒤쳐진 지역구는 50곳이 넘는다. 단순가정으로 현재 국민의힘 수도권 의석 17석에 50석이 더해진다면 전체 수도권 의석수 반을 넘기게 된다.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총선 승리 전략 및 수도권 경쟁력을 알리는 데 할애한 것에 비해
윤석열 대통령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최근 '윤안연대' 표현으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모든 것을 던져서 승리하면서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었고 윤 대통령과 함께 후보단일화를 통해 0.73%차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짧게 말했을 뿐이다.
윤 대통령 언급을 피한
안철수 의원과 달리
김기현 의원은 윤 대통령을 적극 내세웠다.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과 당심을 듣는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고 민생경제를 살려내겠다"며 "당정의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친윤계가 차기 총선 공천을 사유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당원들이 후보를 뽑는 상향식 공천 등 공정한 차기 총선 관리를 약속했다.
김기현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과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며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안보론 공세도 펼쳤다.
원론적으로 읽히는 발언이지만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도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신영복이 존경받는 지식인이냐" "사드배치, 국익에 해를 끼쳤느냐" "햇볕정책 계승, 아직도 소신이냐" "독재자 등소평이 롤모델 맞느냐" 묻는 등 과거 안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나는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이라고 말해 과거 안 의원이 새천년민주연합 및 국민의당 등 당적을 수차례 옮긴 점도 에둘러 비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 목도리를 두른 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시절을 언급하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의 횡포로부터 얼마나 큰 어려움을 느낄지 가히 짐작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도울 것"이라며 "반드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만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은 "뺄셈정치 DNA를 덧셈정치 DNA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며 여의도연구원 전면 개편·24시간 신고센터 설치·당원소환제 도입·수도권 대약진 등을 공약했다.
조경태 의원은 국회의원 비례대표·불체포특권·정당 국고보조금 개혁 등 정치개혁에 방점을 찍으며 "여러분이 조경태를 키워주신다면 한국의 링컨이 되겠다"고 말했다.
많은 후보들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외친 것과 달리 '친이준석계'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공정한 공천 시스템을 약속했다.
천 위원장은 당헌 8조를 개정해 대통령 공천 불개입을 명문화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도입했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와 맥을 같이하는 공천자격고사 의무화를 제시했다.
그는 "국민들은 권력자나 권력자 소수 측근에 의한 공천보다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당의 주인은 당원이며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인 공천에서 당원을 들러리세우는 행태가 반복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국민의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한 비책 두 가지라며 양손에 쥔 족자를 펼쳐보였는데 이준석 전 대표의 '비단주머니'를 연상시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