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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인텔 전성기 막 내린다, 삼성전자 ‘K-반도체’ 시대 주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2-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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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인텔 전성기 막 내린다, 삼성전자 ‘K-반도체’ 시대 주도
▲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지배력을 통해 세계 IT업계를 좌우하던 인텔의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의 PC용 CPU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1위를 내주는 것은 미국이 ‘한 방’을 먹었다는 의미다. 이미 빼앗긴 선두를 되찾는 길은 가파르고 험난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순위 변동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인텔의 패배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던 일이라며 반도체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인텔이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아시아 기업에 밀리고 있는 것은 미국 반도체산업의 위기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에 처음으로 연간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기업에 올랐다. 인텔은 25년 연속으로 지켜 온 자리를 삼성전자에 양보하게 됐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인텔이 선두를 탈환하는 등 치열한 경쟁 판도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1위 기업이 바뀐다는 것은 세계 반도체시장의 큰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근거에 해당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신산업 분야에 핵심인 반도체의 시장 주도권이 인텔에서 다른 업체로 점차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장기간 지켜 오던 ‘왕좌’를 두고 삼성전자와 경쟁하게 된 것은 PC 중심의 시대가 완전히 끝나가고 있는 상황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PC용 CPU에 대부분의 매출을 의존하는 인텔의 사업 구조가 더 이상 성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도 명확해지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인텔의 PC용 반도체는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서버용 반도체의 매출 비중은 30%로 사실상 두 사업이 실적을 책임지는 중요한 양대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사업에 해당하는 자동차와 네트워크 관련된 반도체사업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인텔이 세계 반도체 선두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반도체시장은 두 차례의 큰 흐름 변화를 겪었다. 2010년대부터 IT기기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완전히 이동한 것과 2020년대 들어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등 신산업과 관련된 반도체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PC용 반도체의 성공에 안주하던 인텔은 모바일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놓치고 신산업 분야에도 뒤늦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결국 퀄컴과 ARM, 엔비디아와 AMD는 물론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전문기업까지 위협적인 경쟁사로 성장하면서 인텔의 영향력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인텔은 장기간 PC용 CPU의 대명사로 불렸고 세계 주요 경쟁사나 메모리반도체 전문기업, PC 제조사 등의 제품 출시 일정이 사실상 인텔의 CPU 출시 시점에 따라 결정됐다. 자연히 인텔은 시장에서 절대적인 가격 결정권을 쥐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꾸준한 성과를 냈다.

이처럼 세계 반도체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던 인텔이 과거의 영광을 누리기 어려웠다는 점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넘겨주는 상징적 사건을 통해 방증하게 된 셈이다.

자연히 삼성전자가 인텔을 대체하는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과거 인텔이 세계 IT시장 전반에 미친 것과 같은 영향력을 과시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의 라이벌] 인텔 전성기 막 내린다, 삼성전자 ‘K-반도체’ 시대 주도
▲ 삼성전자의 다양한 반도체 제품 라인업 이미지.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SSD 등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자체적으로 설계하는 모바일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텔보다 더 폭넓은 영역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을 안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이 여전히 글로벌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후발주자로 뒤처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반도체 매출 1위를 실질적인 시장 주도권 확보로 이어가려면 아직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자율주행 반도체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차세대 주요 산업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PC시장에서 인텔과 같은 지위를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에 오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선두를 유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구체화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 전체 매출을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인텔을 넘고 1위 기업에 오르는 일은 충분히 만족할 만한 목표로 볼 수 없다는 이 회장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 원을 들이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는데, 이후 투자가 예정된 금액은 171조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진정한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가 회사의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K-반도체’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기술 발전이 결국 한국의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인텔과 엔비디아, AMD와 퀄컴 등 미국 기업과 대만 TSMC가 지배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도전은 점차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다. 파운드리사업에서 이미 이런 성과가 결실을 앞두고 있으며,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절대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해 반도체산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전략 방향성을 밝혔다. 인텔을 제치고 확실한 1위 기업에 등극하는 것은 물론 한국을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김용원 기자
 
[편집자주] 2023년,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및 국가 경쟁력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때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에서 연재하는 [삼성의 라이벌] 기획은 삼성전자와 주요 라이벌 기업 사이의 경쟁 판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측해 삼성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이러한 경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삼성의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진단한다.

3부 - 삼성 vs INTEL
(1) 인텔 전성기 막 내린다, 삼성전자 ‘K-반도체’ 시대 주도
(2) 모바일 반도체 외면한 인텔, 삼성전자 성장 기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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