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왼쪽 4번째)이 '2022년 WTCR 더블챔피언'을 달성한 선수 및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지난 10년 동안 내연기관차에서 공들여 쌓은 고성능차 N브랜드 입지를 올해부터 전기차로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N브랜드 모델을 앞세워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는데 전기차에서도 고성능차 위상을 강화해 퍼스트무버(선도자) 전기차 브랜드로 도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오닉5의 고성능모델 아이오닉5N을 출시하면서 전기차에서도 N브랜드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WTCR(월드투어링카 레이싱)을 위주로 내연기관차 N브랜드 성능을 과시했는데 전기차로도 라인업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아이오닉5N은 아직까지 구체적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형제회사 기아의 고성능 모델 EV6GT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레이싱대회에서 쌓아온 N브랜드 위상을 전기차 레이싱 대회에서 이어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선도업체로서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22년 WTCR(월드투어링카대회)에서 선수 개인 종합 우승뿐 아니라 팀 우승까지 2관왕에 올랐다. 내년부터 대회 방식이 변경되는 만큼 WTCR 마지막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셈이다.
특히 현대차가 고성능차 브랜드 역사가 짧다는 점에서 이런 성과는 의미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2015년 9월15일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을 세계에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4년 연간 합산 판매량 800만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판매량 톱5의 반열에 올랐지만 톱5 완성차기업 가운데 고성능 브랜드가 없는 유일한 업체였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BMW는 고성능 모델을 책임지는 M 부문을 1972년 자회사로 만들어 키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도 이미 1960년대 말 시작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현대차의 N브랜드 역사는 매우 짧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고성능 브랜드를 바탕으로 한 레이싱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냈을 뿐 아니라 전기차 대회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ETCR(전기차 투어링카 대회) 제조사 부문에서 폭스바겐 아래 세아트에서 만든 고성능 차량 브랜드 쿠프라에 이어 벨로스터N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페라리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가 순수 전기 투어링카 대회에서도 세계적 브랜드 사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기차로 자동차시장이 개편되는 것과 맞물리면서 전기차 고성능차 대회에 따른 브랜드 입지 상승 효과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 고성능차 브랜드 자체의 판매 규모는 크지 않다. 실제 현대차의 N브랜드 판매량은 연간 3만 대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각종 레이싱에서 고성능차 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 자체의 기술력 평가 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특히 내연기관차에서는 이미 경쟁자들이 쌓아놓은 위상이 단단하지만 전기차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레이싱 대회를 통해 자동차 브랜드별 위상이 요동칠 가능성도 크다.
실제 기아는 고성능전기차 EV6GT의 제로백(0km/h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3.5초임을 강조하는 영상에서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맥라렌 등 내로라 하는 스포츠카와 단거리 레이스를 펴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 따르면 EV6는 출발이 가장 빨랐고 400m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맥라렌에 이어 2위로 통과했다. EV6GT가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로 이름난 차들과 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다.
틸 바텐베르크 현대모터스사업부장 상무는 1일 ‘2022 WTCR 더블챔피언 기념’ 미디어 간담회에서 “ETCR에 계속해서 참가하겠다”며 “전동화에 기반해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