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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AR글라스가 스마트폰 대체할까, 삼성전자 LG전자 신중모드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2-0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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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사람들은 항상 더 큰 화면을 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장비의 크기는 작기를 원한다. 이러한 요구를 쫒아 최근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필요할 때만 화면이 넓어지는 스마트폰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스마트폰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장비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그 주인공은 AR글라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AR글라스, 또는 스마트글라스는 미션임파서블1에서 톰 크루즈가 쓰고 나왔던 스파이안경과 비슷한 개념이다. 안경을 통해 콘텐츠를 감상과 촬영, 통신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안경형 스마트폰이다.

안경을 통해 사람들은 모니터나 스마트폰의 작은 사각형 화면에서 벗어나 시야 전체를 활용한 컴퓨팅을 할 수 있다. 또 손이 자유로워진다는 점은 AR글라스를 일상에서 24시간 함께하는 생활기기로 만들어줄 장점이기도 하다.

앞으로 그 활용도가 넓어지고 기능이 보완되면 스마트폰 역할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으며 나아가서는 단순히 안경 형태의 스마트폰을 넘어 현실에 정보를 덧씌우는 혼합현실 MR을 구현해줄 디바이스로도 기대받고 있다.

특히 제품 불량이나 공정, 생산시설의 결함을 탐지하는 등 산업 분야에서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션임파서블에 나온 것처럼 방범과 군사 분야에서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품고 있다.

지금까지 AR글라스 산업은 스마트폰 태동기와 닮아있으며 다양한 시도와 실패들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꺼운 뿔테안경 정도 사이즈의 기기에 프로세서, 메모리, 배터리, 통신칩 등을 우겨넣어야 한다는 점,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낮은 해상도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기업들이 만들어낸 프로토타입 제품의 활용도를 보면 아직까지는 평상식에 야구중계 정도를 감상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AR글라스의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과제들이 하나둘 해소되고 있다.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반도체 설계업체 퀄컴이 2022년 11월 AR 전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AR2 내놨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퀄컴 파트너사들이 AR2를 탑재한 1세대 AR글라스 제품들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은 이미 AR과 VR을 아우르는 통합 프로세서를 보유했으나 앞으로 AR 프로세서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소니가 차세대 마이크로OLED를 출시하면서 해상도 문제도 49PPD 수준까지 해결했다. 소니는 이 소형 디스플레이를 애플의 AR글라스에 공급할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애플과 구글을 비롯한 제조사들이 일반소비자를 겨냥한 1세대 AR글라스를 출시하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전자기기 기업들은 AR글라스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뛰고 있다. 프로토타입 제품들을 개발자와 얼리어답터에게 제공하는 식으로 벌써부터 자기들만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AR글라스의 사용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AR글라스를 청각장애인용 보조도구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각국의 관광업계는 AR글라스를 관광 내비게이션 장치로 활용하는데 관심이 많다.

다만 AR글라스 시장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AR글라스의 기술적 과제를 해소하고 시장이 활성화된 뒤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는 관점이다.

우선 디스플레이 기술이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수준이 되려면 시야각도당 픽셀이 60PPD까지 발전해야 한다. 현존하는 49PPD 수준 기술로는 자연스러운 혼합현실을 구현할 수 없다는 말이다. 또 큼지막한 배터리를 어디에 달 것인지 하는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제품만 먼저 내놓는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스마트폰과 전기차 시장에서 애플과 테슬라가 시장의 핵심을 파악한 뒤 고객이 원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단숨에 시장선도기업이 되기도 했다.

한국기업들은 AR글라스 시장에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AR글라스에 대한 콘셉트아트를 내놓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매물을 인수하는 움직임을 나타낸다.

2022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AR글라스 시장 진출을 시사했으며 스마트기기를 만드는 DX사업부가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독일의 AR 및 VR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포스테라를 인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AR글라스에 대한 일체의 움직임을 보이자 않는데 2018부터 2020년까지 계열사들이 성급하게 시장 개척에 나섰다가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MC사업부를 철수시켰기 때문에 다시 스마트기기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그 계열사들은 배터리, 통신칩, 디스플레이, 광학센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언제든 이 새로운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여겨진다.

스마트폰에 이어 넥스트빅씽이 될지도 모르는 AR글라스 시장에 한국기업들이 뛰어드는 타이밍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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