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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역성장한 LG생활건강, 이정애 북미시장 개척 속도 올린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3-02-01 16: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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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이어온 17년 연속 성장의 기록을 지난해 마감했다. 화장품사업부문에서 중국 매출이 부진했던 탓인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 사장은 북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8년 만에 역성장한 LG생활건강, 이정애 북미시장 개척 속도 올린다
▲ 화장품사업의 중국 매출이 위축되면서 LG생활건강이 18년 만에 역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은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이 사장은 최근 스타벅스와 아마존 출신의 문혜영 부사장을 영입해 CEO 직속인 미주사업총괄로 임명하고 더 에이본(The Avon), 보인카(Boinca), 더 크램샵(The Crème Shop) 등 현지 자회사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더 에이본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객 요구에 맞는 현지화 제품으로 보완하고 온라인 직영몰 활성화를 통해 직접판매를 강화하려고 한다"며 "보인카는 온라인 및 디지털 마케팅에서의 기존 마케팅 강점을 활용해 색조 제품군을 확장하고 유통채널과 시장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이밖에 주력 브랜드인 '후'의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서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북미시장 강화 움직임은 전임 대표인 차석용 부회장 시절부터 진행해왔는데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북미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제품 준비와 현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을 차근차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북미시장 개척 의지는 대표이사 선임 이후 첫 번째로 영입한 외부인재를 통해서도 재확인됐다.

이달 초 미주사업총괄로 영입된 문혜영 부사장은 아마존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했고 스타벅스에서는 디지털 전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인물이다.

이 사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현지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 정비와 마케팅, 디지털 전환에 힘써 본격적인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 에이본을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사업권, 2021년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티폭스, 2022년 더 크램샵을 잇따라 인수했다.  

다만 화장품업계 일각에서는 LG생활건강이 북미시장에서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바라본다. 올해 미국의 소비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그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말이다.

이처럼 과도한 의존도는 지난해 10월까지 이어진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맞물려 LG생활건강의 실적 후퇴를 불러왔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1857억 원, 영업이익 7111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1.2%, 영업이익은 44.9% 줄어든 것이다. LG생활건강의 실적이 후퇴한 것은 18년 만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2분기가 돼서야 서서히 나타나 LG생활건강의 중국향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는 중국 리오프닝의 과도기이다"며 "중국 현지 시장 수요는 재고가 소진되는 구간인 2월부터 나아지기 시작해 2분기부터는 면세점 채널이 관광객 및 보따리상(따이공) 유입 등에 힘입어 리오프닝 효과가 후행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현지에서 토종 화장품 브랜드가 부상함에 따라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후'가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전과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북미지역은 중장기 관점에서 LG생활건강에게 중요한 시장으로 중장기 플랜을 설계하면서 전반적으로 사업 개편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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