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극장들은 고도의 상영 기술을 통해 차별화한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활로를 뚫고 있다. CJCGV는 자회사 CJ4D플렉스가 개발한 상영 기술 4DX 및 스크린X의 상영관을 내세워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 CJCGV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연속 영업손실 적자가 유력한데 4DX, 스크린X 등이들 특별관들이 올해 흑자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4DX 상영관의 관객들.
특별 상영관은 객석 점유율이 높을 뿐 아니라 1인당 티켓 매출이 높아 CJCGV 흑자전환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CJCGV의 티켓 예매 현황을 살펴보면 2월1일 개봉하는 BTS 콘서트 영화 '방탄소년단:옛 투 컴 인 시네마'의 상영 일정 가운데 4DX 및 스크린X 상영관의 '아미밤 상영회' 회차를 위주로 티켓이 동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영화 '방탄소년단'의 예매 관객은 약 5만 명으로 예매로 발생한 매출은 약 11억 원에 이른다.
CJCGV는 가수 지드래곤의 콘서트 실황을 2013년 처음 4DX로 선보인 뒤 신화, 아이즈원, 블랙핑크(해외 한정), 몬스타엑스 등 아이돌그룹의 콘서트를 꾸준히 4DX 및 스크린X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21년 8월 선보인 블랙핑크의 공연 실황과 미공개 인터뷰 영상이 담긴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는 개봉 2주만에 100개 나라에서 480만 달러를 벌어들여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방탄소년단'의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CJCGV는 4DX 및 스크린X 상영관의 흥행 성적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왔다.
CJCGV 자회사 CJ4D플렉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영화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이 4DX 및 스크린X 상영관에서 거둔 매출은 8500만 달러(약 105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2021년 말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노웨이홈'(4830만 달러), 2022년 6월 개봉한 '탑건:매버릭'(5250만 달러)을 뛰어 넘어 4DX 및 스크린X 상영관 흥행 신기록(수입 기준)을 세운 것이다.
CJCGV는 지난해 4분기 특별관 운영을 통해서 실적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환욱 IBK증권 연구원은 "CJCGV는 IMAX, 4DX 등 특별관 중심 평균티켓단가(ATP)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에 견조한 실적 회복세를 보였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올해도 4DX 영화의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DX 혹은 스크린X로 개봉을 앞둔 영화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앤트맨3),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인디아나존스5), '미션 인파서블:데드 레코닝 파트 원'(미션임파서블7),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아쿠아맨2) 등이 있다.
CJCGV의 상영기술 4DX는 2009년 설립한 CJ4D플렉스가 개발했다. 4DX는 모션체어로 화면상의 흔들거림을 실제로 구현하고 상영관에 장비를 배치해 물, 바람, 안개, 향기, 눈 등 21가지 특수효과를 영화 장면과 연동해 연출한다. CJCGV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9개국에서 4DX 상영관 786개를 운영하고 있다.
스크린X는 2013년 CJCGV가 선보인 다면 스크린 상영기술이다. CJCGV는 38개국에서 353개의 스크린X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4DX 및 스크린X 등 특별관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극장의 주요한 대체제로 떠오른 가운데 더 많은 몰입감과 생동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관람객들을 끌어모으는 수단이 되고 있다.
실제로 CJCGV는 '아바타2'의 개봉 2주차부터 4DX, 스크린X, 3D 등 3가지 상영기술을 결합한 4DX스크린3D 상영관 운영에 들어갔는데 70%가 넘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4DX 및 스크린X 상영관은 일반관보다 티켓 가격이 약 50% 비싸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국내 상영관 가운데 2D타입 일반 상영관의 관객 1인당 티켓 매출은 9926원이다. 반면 4D(4DX, 롯데시네마 수퍼 4D)타입 상영관의 1인당 티켓 매출은 1만2142원, 스크린X타입은 1만3510원이었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4DX와 스크린X 등의 특별관은 CJCGV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관련 상영관과 상영 작품 수를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4DX 및 스크린X 등은 3년 동안 지속된 CJCGV의 연간 적자 탈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CJCGV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3887억 원, 2021년 24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에서는 2022년에도 CJCGV가 약 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CJCGV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636억 원, 영업이익 78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19.7%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