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폼팩터 혁신으로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플렉스 하이브리드’. <삼성디스플레이>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폼팩터(물리적 외형) 혁신을 통해 디스플레이산업 주도권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결합한 ‘플렉스 하이브리드’를, LG디스플레이는 ‘360도 폴더블 올레드’를 선보이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본격 경쟁을 시작했다.
13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CES 2023’에서 선보인 플렉스 하이브리드와 360도 폴더블 올레드는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관심을 받은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과 슬라이더블 기술을 하나로 합친 플렉스 하이브리드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디스플레이 왼쪽에는 폴더블 기술을, 오른쪽에는 슬라이더블 기술을 적용해 한쪽은 접거나 펴고 한쪽은 안쪽으로 감긴 패널을 당기는 형태의 제품이다. 평소에는 13~14형 태블릿PC처럼 사용하다가 영화나 게임을 할 때는 화면을 펴고 늘리면 17.3형으로 확대된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2022년 9월27일 인텔 본사에서 열린 ‘2022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 깜짝 등장해 17인치 PC용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는데 4개월도 안 돼 더 진화된 폼팩터를 선보인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8인치의 360도 폴더블 올레드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앞뒤로 모두 접혀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360도 폴더블은 자유롭게 안쪽과 바깥쪽으로 모두 접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의 사용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안쪽으로 살짝 접으면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고 바깥쪽으로 완전히 접으면 핸드폰처럼 소지하고 다니면서도 넓은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보다 더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IT매체 더버지는 360도 폴더블 올레드를 두고 “이색적인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360도 폴더블 올레드(오른쪽)와 17인치 폴더블 올레드. |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폼팩터 혁신을 통한 디스플레이 주도권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에게 많은 점유율을 빼앗겼고 올레드마저 중국 BOE가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DSCC는 2025년 중국 업체들이 올레드 시장에서 47%의 점유율을 확보해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51%)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BOE는 애플 등에 공급하는 올레드 물량을 늘리기 위해 4억 달러(약 5천억 원)를 투자해 베트남에 2곳의 대규모 디스플레이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애플이 마이크로 LED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자체 개발, 생산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폼팩터 상용화를 최대한 앞당겨 디스플레이 기술경쟁력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각각 중소형 올레드와 대형 올레드를 선제적으로 개발, 양산하며 디스플레이의 진화를 선도했고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끈 저력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폼팩터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존 올레드에서 한 단계 진화된 마이크로 올레드, 마이크로 LED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협력 장비업체에 마이크로올레드 증착기를 발주해 애플의 2세대 혼합현실(MR)기기부터 마이크로올레드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꾸리고 마이크로 LED 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마이크로 LED는 현재 연구개발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