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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애플 노려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 삼성 LG 공급물량 지키기 불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12 10: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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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애플 노려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 삼성 LG 공급물량 지키기 불안
▲ 중국 BOE가 애플에 디스플레이 공급 확대를 노리고 생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OE 디스플레이 제품 전시장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베트남에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최근 베트남에서 아이폰 등 제품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협력업체가 BOE의 물량공세로 애플에 공급하는 패널 물량을 지켜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BOE는 베트남 북부 지역에 4억 달러(약 4980억 원)를 들여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공장 2곳을 건설하는 계획을 두고 있다.

BOE는 이미 남부 지역에 LCD 패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는 주로 삼성전자 및 LG전자 TV에 사용되는 패널을 제조해 공급한다.

반면 새로 지어지는 북부 공장은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게 된다. 기존에 생산되던 올레드패널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더 발전한 제품으로 예상된다.

BOE의 베트남 공장 투자는 핵심 고객사인 애플이 중국 이외에 동남아시아 및 인도 지역으로 아이폰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

자연히 BOE가 아이폰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공급 확대를 노리고 베트남에 신규 공장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와 같은 한국 협력사에서 아이폰용 중소형 패널을 주로 사들여 왔다.

그러나 올레드 디스플레이 적용 모델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2021년부터 BOE도 새 공급업체로 진입하게 됐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BOE가 2024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최대 공급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최근 내놓았다.

BOE는 디스플레이 개발 및 시설 투자에 정부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생산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와 비교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다.

자연히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애플과 올레드패널 가격 협상에 불리해지거나 공급 물량이 줄어 매출 및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관계자를 인용해 “BOE가 베트남에 설립하는 공장은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다만 애플을 유일한 고객사로 두지는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대부분 생산하는 삼성전자도 BOE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사들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전자도 BOE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지리적 이점과 단가 등을 이유로 스마트폰에 BOE의 올레드패널 탑재 비중을 늘리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중으로 타격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용 올레드패널 핵심 고객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BOE 애플 노려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 삼성 LG 공급물량 지키기 불안
▲ 중국 BOE가 공개한 가상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 제품 이미지.
BOE는 스마트폰용 패널을 넘어 가상현실 헤드셋 등에 쓰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해 말 BOE는 중국 베이징에 290억 위안(약 5조3천억 원)을 들여 가상현실 기기에 쓰이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및 미니LED 패널 생산공장을 신설한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애플은 이르면 올해 안에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전용 헤드셋을 공개하고 정식 판매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으로 출시되는 애플워치 고가 모델에 올레드 대신 미니LED 패널이 처음으로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OE가 선제적으로 가상현실기기 및 미니LED 패널 생산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 애플과 어느 정도 소통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하드웨어를 출시하거나 새로운 부품을 탑재할 때 협력사들에 이런 계획을 미리 알리고 부품 공급망을 미리 확보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이다.

결국 BOE가 지금과 같이 애플 디스플레이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상황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에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전 세계 고성능 모바일 디스플레이시장에서 가장 큰 수요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을 한국 디스플레이업체가 안정적 매출처로 유지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

IT전문지 페이턴틀리애플은 “애플이 BOE에 디스플레이 공급을 의존하게 될 지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이미 이런 신호가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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