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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양산 충분조건은, 정의선 수소경제 핵심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1-1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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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모두 1만2407대다.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0% 성장했다.

성장률 10%라고 하면 굉장히 높아보이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10년 사이에 100배, 무려 1만% 상승했다는 것을 살피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장률이 아니라 실제로 몇 대가 늘어났는지 보면 1년 동안 판매량이 겨우 1천 대 정도 증가한 데 불과하다. 

결국 현대차의 수소차 비전은 그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스러지는 것일까?

지금 상황에서 수소차가 결국에는 전기차에 버금가는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을지, 전기차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대차 수소 비전의 핵심은 무엇이고, 그 핵심을 이뤄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가능하다.

현대차의 수소차 비전, 더 나아가 수소경제 비전의 핵심은 바로 3세대 수소연료전지다. 현대차의 수소 비전 전체가 이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을 시작할 수 있느냐 없느냐, 혹은 양산을 시작한다면 과연 언제 시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의 특징은 가볍고, 오래가고, 크기가 작고, 형태를 사용처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소전지는 주로 자동차에만 쓰이지만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선박, 항공기 등에도 적극적으로 수소연료전지가 쓰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수소 승용차보다는 수소 상용차의 잠재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유즈케이스(사용처)가 다양하다는 수소연료전지에는 굉장히 커다란 이점이다. 

자동차에 한정해서 살펴보더라도 형태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장점이다.

수소차는 수소를 저장하는 저장탱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차보다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같은 크기의 자동차를 만들면 사람이 탈만한 공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만약 3세대 수소연료전지가 수소 승용차에 사용된다면, 이 수소전지는 예를 들어 얇은 판 같은 형태로 제작될 수 있다. 유리해진다는 뜻이다.

문제는 생태계다.

일반적으로 어떤 제품의 원가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양산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의 가격을 반으로 낮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소연료전지는 매우 비싼 부품이다. 양산을 통한 원가 절감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수소차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 발목을 잡는다. 1년에 세계에서 팔리는 모든 수소차에 전부 현대차가 만든 3세대 수소연료전지가 들어간다하더라도 2만 개도 채 쓰이지 않는다.

수소차를 고도화하고 생산단가를 낮춰서 수소차의 대중화를 이뤄내려면 반드시 3세대 수소연료전지의 양산이 필요한데 3세대 수소연료전지의 양산을 이뤄내려면 현재의 수소차 시장으로는 부족하다는 딜레마가 현대차 앞에 놓여있는 셈이다.

결국 현대차는 2023년에 시작하기로 했던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을, 2026~2027년으로 연기한다고 최근 결정했다. 
 
현대차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 길은 수소차 이외에도 수소연료전지가 필요한 여러 가지 모빌리티 분야를 개척해 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수소차와 전기차 뿐 아니라 UAM 등 다양한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을 키우려는 것도 이와 연관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현대차의 뜻대로 진행되기만 한다면, 지금까지 말했던 난관들은 오히려 현대차에게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가 주도하고 있는데다가 수소 에너지 시장 전체로 보더라도 현대차의 기술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오히려 다른 업체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굉장히 오랜 세월 수소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계속 수소에 매달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완성차업체들처럼 과감하게 수소를 버리고 전기차에 집중할 것인지, 현대차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행보를 보면 후자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른 완성차업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정몽구 전 회장 시절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왔던 사업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의 앞에 놓여있는 길은 어떻게든 뚝심있게 수소 비전을 밀고 나가는 것 뿐이다.

아직까지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은 죽음의 계곡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정의선 회장은 이 죽음의 계곡을 뛰어넘고 현대차를 세계 수소차 시장의 독보적 존재로 우뚝 세울 수 있게될까?

이를 위한 수소 생태계 확장을 현대차가 얼마나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 현대차가 만들어 나갈 수소차 시장, 나아가 전체 수소경제 향방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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