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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CATL 유럽 진출에 '눈에는 눈', LFP 전기차 배터리로 맞선다

김용원 기자  2023-01-09 12: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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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CATL 유럽 진출에 '눈에는 눈', LFP 전기차 배터리로 맞선다
▲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한국 배터리 3사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SK온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리튬인산철) 기반 전기차 배터리로 유럽 자동차 고객사 공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며 중국 경쟁업체와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CATL 등 기업이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텃밭’으로 꼽히던 유럽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갈수록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중국 차이나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CATL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ATL의 독일 배터리공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영향으로 가동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결국 예정대로 2022년 말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은 CATL이 중국 이외 국가에 건설한 첫 배터리공장이다. 투자 규모는 18억 유로(약 2조4천억 원)으로 중국 내 공장의 평균 투자금과 비교해 약 44배에 이른다.

BMW가 이미 CATL의 독일 공장에서 73억 유로(약 9조7천억 원) 상당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해 고객사 확보에 관련한 상황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이 이처럼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은 특히 SK온을 비롯한 한국 배터리 3사에 큰 위협으로 꼽힌다.

현재 유럽시장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ATL은 헝가리에 73억4천만 유로(약 9조8천억 원)을 들여 유럽 내 최대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시장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SK온 CATL 유럽 진출에 '눈에는 눈', LFP 전기차 배터리로 맞선다
▲ CATL의 독일 배터리공장.

더구나 배터리와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는 중국 BYD도 유럽에 자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직접 출시하는 사례를 늘리면서 한국 배터리업체에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SK온은 중국 배터리업체의 공세에 대응할 새로운 전략으로 LFP 전기차 배터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CATL과 BYD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가격 경쟁력으로 맞대응을 추진하는 셈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재승 SK온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미국에서 열린 IT전시회 CES2023에 참석해 “2025년부터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LFP 배터리는 CATL과 BYD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국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다. 한국 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NCM 배터리와 비교해 생산 단가가 저렴하다.

전기차 주행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원가 경쟁력도 중요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로이터를 통해 SK온이 중국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NCM 배터리보다 단가를 약 20%, 유럽에서 생산한다면 약 15%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해 2023년부터 중국 및 미국 배터리공장에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SK온은 북미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두고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로이터를 통해 “(LFP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장점이 없다”고 말했다.

SK온이 출시할 LFP 배터리가 주로 유럽 자동차시장을 겨냥한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온 CATL 유럽 진출에 '눈에는 눈', LFP 전기차 배터리로 맞선다
▲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전시제품.
이 부사장은 해당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SK온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며 추가 자본 확충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SK온이 CATL 등 중국 경쟁사와 맞설 수 있는 만큼의 전기차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면 유럽 고객사 확보에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유럽 내 자동차기업도 CATL보다 장기간 협력 관계를 지속해 온 SK온의 LFP 배터리 수급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SK온이 중장기적으로 유럽 이외에 북미에서도 LFP 배터리를 생산하거나 활발히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SK온과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공동으로 설립하며 중요한 고객사로 자리잡게 된 포드는 CATL의 LFP 배터리 채용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CATL은 포드 등 북미 고객사를 겨냥해 미국이나 멕시코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SK온이 CATL의 북미 진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찾지 못하면 포드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 등에 직면하면서 안정적 물량 공급을 낙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다만 이 부사장은 “SK온의 신규 공장 투자는 고객사 수요가 충분히 보장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이른 시일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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