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023년 ‘리딩금융’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그룹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리딩금융’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2023년은 윤 회장과 진 내정자 모두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자존심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올해로 세 번째 임기의 마지막 해를 맞았다. 진 내정자는 3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취임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022년 실적에서 KB금융을 제치고 다시 금융지주 왕좌를 탈환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1위 자리를 내준지 3년 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지난해 신한금융이 5조 원 넘는 지배주주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KB금융은 4조8165억 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4조3154억 원, KB금융이 4조279억 원으로 KB금융 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2875억 원 적다.
그러나 올해도 신한금융이 KB금융에 앞설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리딩금융을 탈환할 수 있던 데에는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차이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보다 적은 만큼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이 없었더라면 신한금융이 KB금융에 밀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3분기 실적에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 4400억 원이 반영됐다.
올해 1위 싸움의 승패는 윤 회장과 진 내정자 누가 더 위기에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수합병 뒤 아직 실적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보험 자회사 등에서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모두 외국계 대형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생명보험 부문의 덩치를 키웠는데 기존 보험사와 인수 보험사가 앞으로 어떤 합병 시너지를 내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합병하며 신한라이프를 출범했다. KB금융에서는 2일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출범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올해 금융산업을 둘러싼 경기 불확실성과 관련해 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며 “내실 있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간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아직 회장에 공식 취임하지는 않아 신년사를 내지 않았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년사에서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금리상승과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금융산업 전반의 성장세는 정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업은 대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고금리, 고환율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은 내년에도 증시 침체로 주식중개(브로커리지)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금융(IB) 부문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은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 수요 위축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여신전문금융업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다봤다.
올해 윤 회장은 햇수로 10년째 KB금융을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은 2014년 처음 회장에 오른 뒤 2017년과 2020년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으며 올해 11월 세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 회장은 2022년 3명의 부회장을 두고 올해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사실상 후계구도를 잘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 내정자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3월 주주총회 때까지는 조용병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한다.
진 내정자는 한용구 신한은행장에게 올해 시작과 함께 신한은행장 자리를 넘겨줬으며 공식 취임 전까지 행장 집무실이 아닌 임시 집무실에서 회장직 인수인계를 위한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열린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을 다음 신한금융 회장 최종후보로 낙점했다. 차화영 기자
[편집자주] 2023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나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세계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가 다가오며 회사의 미래를 짊어진 CE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주요 CEO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에 해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이들이 대결하는 분야와 이뤄내야 할 목표를 통해 앞으로의 시장 흐름과 업계 판도를 예측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