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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미국 투자에도 반도체 핵심기술 대만에 유지, '실리콘 방패' 지킨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2-27 15: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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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미국 투자에도 반도체 핵심기술 대만에 유지, '실리콘 방패' 지킨다
▲ 대만 TSMC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연구개발센터를 대만에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연구개발센터.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계기로 미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투자를 확대하면서도 핵심 기술은 대만에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기술 주도권이 미국에 넘어가면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지금보다 훨씬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대만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타이페이타임스는 27일 “대만이 ‘실리콘 방패’를 지키기 위해서는 TSMC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TSMC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리콘이 반도체 핵심 재료라는 데서 유래한 실리콘 방패는 대만이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중국이 대만에 반도체 수급을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대만을 침공하는 등 무력으로 압박한다면 대만 내 반도체 생산설비에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대만에 군사적 지원 등을 강화하며 꾸준히 협력을 추진하는 이유도 결국 대만 반도체산업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타이페이타임스는 TSMC 덕분에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의 65%, 첨단 반도체의 90%가 대만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이 TSMC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TSMC가 최근 미국에 반도체 생산 투자를 확대하는 점을 두고 대만 정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TSMC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현지 투자 규모를 기존 12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TSMC의 최신 미세공정 기술에 해당하는 4나노 반도체와 차세대 3나노 반도체 생산라인을 미국 내 공장에 도입해 운영하는 계획도 거론되고 있다.

TSMC가 대만이 아닌 미국에서 첨단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한다면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대만이 갖춘 영향력은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

자연히 대만의 실리콘 방패에 힘이 약해지면서 미국의 지원 약화와 중국의 침공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대만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첨단 반도체기술의 주도권을 미국 등 다른 국가로 이동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확실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29일 대만에서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알리는 발표행사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타이페이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TSMC가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미국에 설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TSMC 미국 투자에도 반도체 핵심기술 대만에 유지, '실리콘 방패' 지킨다
▲ TSMC 반도체 생산공장 이미지.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연구센터 설립 여부는 최근 업계에서 중요한 변수로 꼽혀 왔다.

400억 달러에 이르는 시설 투자 계획에 반도체 생산공장뿐 아니라 연구개발센터가 포함될 가능성이 충분하고 미국 정부도 TSMC의 미국 연구소 설립을 적극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내년부터 520억 달러(약 66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 지원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가운데 132억 달러는 연구개발 보조금으로 분류돼 단순히 반도체 생산공장만을 투자하는 기업이 아닌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미국 기술력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에 제공된다.

TSMC가 미국에 반도체공장 및 연구소를 동시에 짓는다면 미국 정부에서 최대 수 조 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이중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TSMC가 반도체 연구개발센터를 대만에서만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미국의 정책적 수혜를 뒤로하고 대만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타이페이타임스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 한가운데 놓인 TSMC가 이런 선택을 내린 뒤에는 미국 정치권에서 대만의 충분히 이해해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의 투자 전략은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 보조금을 두고 TSMC와 당장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만큼 TSMC의 수혜폭이 줄어드는 것은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삼성전자의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고 한국도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TSMC의 향후 행보에 삼성전자도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페이타임스는 “TSMC는 현명한 장기 전략을 두고 반도체업계에서 리더십을 지켜야 한다”며 “해외 투자로 생산거점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대만에 최신 기술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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