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내 4번째 배터리공장 투자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4번째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과 관련한 투자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측면의 불확실성과 달러화 강세,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 등이 변수로 작용해 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전문지 GM어쏘리티는 27일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4번째 공장 건설 계획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GM은 내년부터 얼티엄셀즈에서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주력차종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9월 가동을 시작한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본격화됐고 테네시주 및 미시건주 공장도 순조롭게 건설이 진행되며 순차적으로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GM이 전기차 출시 확대에 공격적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 건설하는 4번째 배터리공장 투자 발표도 조기에 공식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매리 바라 GM 회장은 5월 야후파이낸스 등 언론과 인터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을 통해 올해와 내년, 내후년과 그 다음 해 순차적으로 새 공장 가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GM이 모두 3곳의 합작공장 건설을 확정했던 상태에서 앞으로 1곳의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 발표가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GM어쏘리티 등 주요 외신은 바라 회장이 언급한 계획을 고려할 때 이르면 상반기 안에 4번째 합작공장 투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8월에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4번째 배터리공장 후보지로 인디애나주를 검토하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오면서 연내 신공장 설립 계획이 공식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왔다.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얼티엄셀즈는 인디애나주 조셉카운티에서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과 관련한 2억7천만 달러(약 3420억 원) 상당의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도 이미 승인받았다.
그러나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아직까지 공장 설립과 관련한 일정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으면서 결국 미국 4번째 배터리공장 투자 발표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매우 유력해졌다.
바라 회장은 GM이 2035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배터리 물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GM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설립하는 합작공장과 비슷한 규모의 배터리 생산설비를 최소 6~7군데 더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연히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 투자를 발표하고 공장 건설을 시작하는 데 속도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투자 발표는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두 회사의 신규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 공식화를 늦추는 가장 큰 원인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전기차에 적용되던 보조금 상한을 폐지한다. GM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지원금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에 배터리 소재와 부품을 대부분 중국과 러시아 이외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하위 조항을 두고 아직 상세한 내용을 결정하지 못 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내년 3월까지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되는 만큼 GM의 실적과 전기차 사업 계획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GM이 대규모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는 데 당분간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규정에 따라 GM이 전기차 소재 및 부품 공급망에 상당한 변화를 추진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2번째 배터리 합작공장인 테네시주 공장에 최근 추가로 투자를 결정한 점도 제4공장 설립 계획을 늦추게 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테네시주 공장에 2억7500만 달러(약 3482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고 배터리 생산 능력을 기존 계획보다 4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새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의 절반에 가까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023년부터 본격화될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과 달러화 강세 지속도 신규 공장 투자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기차 수요 전망이 다소 불확실해졌고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그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라 회장이 GM의 배터리 생산거점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제4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는 시간 문제에 불과할 뿐 실현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아직 미국 내 추가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