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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한국 게임주 팔아야 하나,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변신 몸부림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12-2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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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2022년은 게임 관련주 투자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의 한 해였다.

게임회사 주가는 2021년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지만 2022년에 상승분을 완전히 반납했고, 몇몇 게임회사 주가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한국 게임주는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에 골드만삭스는 한국 게임주를 매도하고 일본 게임주를 사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의, 게임주의 미래는 어둡기만 한 것일까? 

국내 게임회사를 통해 쏟아지는 비판은 사실상 하나의 점으로 모여들고 있다. 바로 사업모델(BM)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은 게임의 질적 측면, 소위 ‘게임성’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최대한 이용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수 있는 사업모델(BM) 개발에만 골몰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이 돈을 버는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 게임회사 주가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주식시장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회사와 같은 소위 ‘성장주’들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움직인다. 그렇다면 게임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어디서 나올까?

게임회사의 주력상품인 게임은 콘텐츠다. 콘텐츠가 상품으로서 갖는 가장 큰 가치는 바로 약간의 노력을 들이면 시장을 세계 무대로 확대하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한국은 인구가 많지 않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내수가 무척이나 약한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기업의 기업가치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 게임회사들이 사업모델 개발에만 골몰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 행위일 수 있다. 게임 자체의 품질을 높이는 것을 도외시한다면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가 매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은 블리자드 게임으로서는 거의 최초로 ‘P2W(Pay to Win, 캐릭터가 강해지기 위해서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사업모델)’를 채택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는 꽤나 만족할만한 성적을 올렸지만 블리자드의 주요 사업 무대인 북미, 유럽에서는 메타크리틱 유저 평가점수 10점 만점에 0.4점이라는 압도적 혹평을 받으며 침몰하고 말았다.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이 P2W 사업모델에 굉장한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주목해야할 점은 최근 몇몇 국내 게임 회사를 중심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넥슨을 시작으로 넷마블, 크래프톤 등의 게임회사들이 “이제는 다르다”를 외치며 좀 더 게임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 게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회사들은 3N의 두 주축, 넥슨과 넷마블이다.

최근 “넥슨이 달라졌다”라는 평가가 심심치않게 들려오고 있다.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임이 바로 데이브 더 다이버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새로운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만들어 낸 어드벤쳐 경영 게임이다. ‘상품보다 작품을 만들겠다’라는 모토로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민트로켓의 첫 작품인데 12월5일 기준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사용자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overwhelmingly positive)’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는 레드데드리뎀션2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작 게임들도 받지 못한 최고 수준의 사용자 평가다. 

넥슨의 자신감은 최근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 참가한 모든 게임회사 가운데 가장 커다란 부스를 사용했지만 그동안 지스타마다 집중해왔던 인기 스트리머 초청행사 등을 전혀 하지 않고 그 커다란 부스를 온전히 게임 체험으로만 꽉 채웠다.

잡다한 변화구를 넣지 않고 게임 그 자체, 곧 직구로만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한껏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넷마블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나혼자만 레벨업’이라는 게임을 멀티플레이 요소 없는 완전한 싱글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다.

싱글게임은 멀티플레이 게임과 달리 경쟁 요소가 제거된다. P2W 사업모델의 핵심이 이용자 사이 경쟁심리를 자극해 '현질'을 유도하는 것이라는 것을 살피면 멀티플레이 요소를 배제하겠다는 것은 사업모델보다 ‘게임성’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게임 역시 지스타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 이 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을 뿐 아니라 체험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호평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과 넷마블은 이 대표적 두 게임 말고도 BM보다 게임성에 집중한 수많은 게임들, 예를 들어 넥슨의 프로젝트DX와 프로젝트AK, 넷마블의 파라곤, 하이프스쿼드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런 시도에 반드시 밝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정말 ‘잘’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게이머들의, 투자자들의 기대 속에 출시된 크래프톤의 공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12월26일 기준 스팀에서 ‘복합적’ 평가를 받고 있다. 생각보다 냉정한 반응에 크래프톤의 주가는 리뷰가 공개된 12월1일부터 3거래일 연속 폭락했다.

스팀에 게시된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한국어 사용자 리뷰 가운데 가장 많은 ‘유용함’ 평가를 받은 리뷰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두고 “이런 수준의 게임을 풀프라이스(싱글 게임 판매 가격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 받고 판매하려는 개발사의 태도가 게임의 장르보다 더욱 공포스럽다”고 비판했다.

거의 모든 사용자에게 압도적 호평을 받은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유저들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결과’ 역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이 변화를 꾀했던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고, 지금까지는 그 시도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 패키지 게임들의 수익성이 P2W 사업모델 위주의 게임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것을 살피면 국내 게임회사들이 단번에 P2W 사업모델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게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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