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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시장 둔화 가능성, 전기료 급등에 급속충전료가 기름값 추월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12-26 13: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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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시장 둔화 가능성, 전기료 급등에 급속충전료가 기름값 추월
▲ 유럽에서 전기차 급속충전 비용이 동급 내연기관차가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데 드는 주유비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급등해 전기차로 전환하는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전기차 급속충전 비용이 동급의 내연기관차 주유비를 앞지르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내 전기요금이 치솟으면서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의 운행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수년 동안 전력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내연기관차보다 운행비용이 저렴한 전기차의 장점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가장 효율적인 중형 전기차로 꼽은 테슬라 모델3의 충전비용은 유럽 내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급속충전소) 기준으로 100마일당 18.46유로다. 

이는 모델3와 동급 내연기관차인 혼다 시빅이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데 드는 휘발유값(18.31유로) 보다 많다. 독일에서 테슬라가 올해 여러 차례 슈퍼차저 가격을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럽에서는 테슬라 외에도 알레고(Allego), 아이오니티(Ionity) 등 업체들이 고속도로를 따라 급속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급속충전소에서 전기차 운전자들은 15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 준중형 모델 중 가장 효율적 모델로 꼽힌 미니 쿠퍼 전기차는 알레고 급속충전소를 기준으로 100마일을 가는데 드는 충전비용이 26.35유로에 이른다. 반면 같은 거리를 가는데 드는 미니 쿠퍼 휘발유 차량의 주유비는 20.35유로에 머문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2도어 부문에서는 닛산 로그 휘발유차의 100마일 당 주유비는 19.97유로인 데 반해 현대 코나 전기차는 22.95유로가 들었다. 4륜구동인 스바루 어센트 SUV 역시 테슬라의 모델X보다 100마일을 운전하는데 운행비용이 적게 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운행비용 역전현상이 두드러진 곳은 유럽 내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이다. 독일에선 올해 전기요금이 급격하게 올랐다. 

독일의 12월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0.43유로로 상반기보다 30%가량 인상됐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으로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프랑스보다 비싸지만 덴마크보다는 싸다. 

유럽 내 전기요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일부 전력회사는 내년 1월 전기요금을 kWh당 0.5유로 이상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독일 정부에 자문하는 경제 전문가들은 "전기요금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에너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전기차 급속충전 비용 증가가 전기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징후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EAM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5만9449대로 2분기보다 11%, 1년 전보다는 22% 늘었다. 

그러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점차 폐지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전력 가격 상승으로 유지비가 낮다는 전기차의 장점이 옅어지면서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서 영국 내 전기차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마리아 뱅슨(Maria Bengtsson)  파트너는 "에너지 위기 이전까지는 전기차 전환의 변곡점(tipping point)을 2023~2024년으로 보고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변곡점이 2026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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