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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유럽 연간 판매 첫 빅3 눈앞, 소형차 현지화 전략 먹혔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12-19 17: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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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유럽 연간 판매 첫 빅3 눈앞, 소형차 현지화 전략 먹혔다
▲ 현대차그룹이 현지화 전략 성과를 바탕으로 사상 첫 유럽 연간판매 빅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기아 유럽 현지 전략차종 씨드.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상 첫 유럽 연간판매 빅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판매량에서 유럽(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에서 모두 98만6860대를 기록하며 르노그룹(94만5552대)을 제치고 3위 달리고 있다.

올해 들어 현대차는 르노그룹에 밀려 4위를 기록한 6월과 10월, 11월을 제외하고는 월간 판매에서 모두 3위에 올랐는데 누적판매로는 한 번도 3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마지막 한 달 동안 르노그룹이 현대차그룹과의 4만여 대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월간 판매에서 르노그룹이 가장 큰 격차로 현대차그룹을 제친 때는 6월로 판매량 차이는 2만6615대였다.

현재 순위가 연말까지 유지되면 현대차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유럽 연간판매 톱3에 오르게 된다.

르노그룹은 2020년까지 10%대 점유율로 3위를 유지하다 지난해 점유율 10%가 무너지면서 현대차그룹에 0.6%포인트 차 추격을 허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차보다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인기 많은 차종의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유럽 빅3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와 기아 모델들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모두 준중형급 이하 작은 체급의 차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아는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스포티지가 13만2115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유럽 현지 전략모델 준중형 해치백 씨드는 슈팅브레이크 모델인 프로씨드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모델 X씨드 등 파생모델을 합쳐 모두 12만8754대, 친환경 전용 모델 소형SUV 니로 하이브리드와 니로EV(전기차)가 7만4869대로 뒤를 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연간 판매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중형SUV 쏘렌토는 올해 1~11월 유럽에서 1만576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현대차는 준중형SUV 투싼 11만3242대, 소형SUV 코나(하이브리드, 전기차, N모델 포함) 7만5010대, 경형 해치백 i10 4만1663대 순이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소형차의 인기가 높은 시장이다.

이는 유럽에서 일찍부터 도시가 발전한 데다 현지 당국에서 전통 경관의 보존을 중요하게 여겨 도로와 주차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는 사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자동차산업 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등록된 신차 가운데 경차(시티카)와 서브컴팩트카(시티카와 컴팩트카 사이), 컴팩트카(준중형 해치백), 소형SUV 등 4개 차급의 차량은 모두 674만8413대로 전체 1175만 대 가운데 5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경형, 소형, 준중형을 제외한 중형 이상 차급이 59.8%를 차지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인 셈이다.

유럽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전기차 판매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 들어 11월까지 미국에서는 최근 출시된 기아 준중형 전기SUV EV6(1만9391대)가 소형 전기SUV 니로EV(7650대)보다 2.5배 이상 많이 팔렸으나 유럽에서는 2018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니로 전기차가 3만5564대 팔려 EV6(2만6278대) 더 많이 판매됐다.

지난해 유럽 베스트셀링카 10위 안에 든 차량은 폭스바겐 골프, 푸조 208, 다치아 산데로, 르노 클리오, 푸조 2008, 폭스바겐 티록, 토요타 야리스, 오펠 코르사, 피아트 아바스, 시트로엥 C3등 순으로 모두 소형 및 준중형 해치백과 소형SUV 모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에서 선호하는 차급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올해 누적판매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차량들은 기아 화성공장에서 생산하는 니로와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 생산하는 코나 내연기관 모델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 현지에서 만든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기아 씨드와 스포티지는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현대차 투싼과 코나 전기차는 체코 노쇼비체 공장, i10은 현대차 터키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특히 기아 씨드와 현대차 i10은 유럽 시장에 맞춰 개발된 현지 전략 차종이다.
 
2006년 처음 출시된 씨드는 2012년과 2018년 완전변경을 거쳐 현재 3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i10 역시 2008년 유럽 특화 모델로 출시된 뒤 두 번의 완전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이다. 

현대차와 기아 라인업 가운데 올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포티지와 투싼도 현지 생산라인에서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섬세하게 반영하고 있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투싼과 스포티지는 1.6 가솔린터보 및 디젤 등 내연기관 모델을 비롯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 등 전기차를 제외한 모든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유럽 시장의 선호도를 반영해 투싼은 지난해 3월, 스포티지는 올 상반기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두 모델은 한국보다 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톱기어에 따르면 유럽에 판매하기 위해 설계된 유럽형 스포티지는 다른 지역에 판매되는 모델과 비슷해 보이지만 SUV 디자인이 더 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투싼은 준중형SUV 차급(세그먼트)에서 가장 광범위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며 "유럽을 위해 유럽에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자토다이내믹스 조사에 따르면 투싼과 스포티지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각각 7만7459대, 6만7490대가 판매되며 준중형SUV(C-SUV) 차급에서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니로도 유럽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1세대 니로EV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영국 전기차 전체 판매 2위에 올랐다. 올해 1~7월 스웨덴 누적 전기차 판매에서 폭스바겐 ID.4, 테슬라 모델Y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전기차 전환이 빠른 것으로 평가받는 나라다.

올해 1월과 6월 한국에서 니로 풀체인지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모델을 각각 출시한 기아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3분기부터 2세대 니로 유럽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어 신차효과를 더해 판매량이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올 하반기 유럽에서는 친환경차 신형 니로 출시로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모멘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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