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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한샘 인수 1년 아직은 '빈 손', 돈은 계속 드는데 시너지는 고전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12-09 11: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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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한샘 인수 1년 아직은 '빈 손', 돈은 계속 드는데 시너지는 고전
▲ 롯데쇼핑이 한샘을 인수한지 1년이 다 돼가지만 기대했던 시너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롯데 측에 부담만 주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사진은 부산 기장 롯데몰에 입점한 한샘디자인파크 매장 내부 모습. <한샘>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쇼핑이 한샘을 인수한 지 1년이 다 돼간다.

시장에서는 애초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이 커지고 있다. 오히려 한샘이 롯데쇼핑에 부담만 주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을 주축으로 롯데하이마트와 함께 한샘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전략적투자자로 들어간 지 곧 1년이 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하려는 특수목적법인에 출자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LX하우시스 등과 경쟁했는데 최종적으로 롯데쇼핑이 단독 전략적투자자로 인정받았다.

실제 출자는 2021년 12월 말에 이뤄졌다. 처음 계획은 롯데쇼핑이 단독으로 2995억 원을 넣는 것이었지만 롯데그룹의 내부 논의를 거쳐 롯데쇼핑이 2595억 원, 롯데하이마트가 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정리됐다.

롯데그룹이 모두 31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는 점을 놓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DNA를 다시 깨우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롯데쇼핑도 많은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당시 롯데쇼핑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한샘과 롯데그룹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롯데쇼핑은 물론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과 협업해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롯데쇼핑 기획실과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이 한샘 인수 작업에 참여했을 정도로 그룹 차원의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인수 1년이 흐른 현재 성적표를 보면 두 회사의 시너지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샘은 공교롭게도 올해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한샘은 올해 1~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032억 원, 영업손실 1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9.3% 줄고 적자로 돌아섰다. 

분기별 영업이익 감소폭은 1분기 60.2%, 2분기 92.2%였는데 3분기에는 아예 손실까지 본 처지가 됐다. 지난해 12월 10만 원대 안팎을 보였던 한샘 주가가 1년 만에 반토막난 것도 이런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롯데쇼핑과 한샘의 협업 사례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샘은 5월부터 롯데그룹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채널에 한샘의 매장이 몇 곳 들어선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시너지를 내기 위한 물 밑 행보도 있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롯데온에서 한샘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롯데온은 올해 4월부터 한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일컫는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4월에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선보인데 이어 9월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 11월 패션 전문관 ‘온앤더스타일’을 차례로 열었다.

롯데온의 4번째 버티컬 서비스로 한샘과 연계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샘의 가구 및 종합인테리어 경쟁력을 롯데온에 결합한다면 롯데온으로서는 새로운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한샘으로서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롯데쇼핑이 8월에 ‘온앤더리빙’이라는 상표권 등록도 마쳐놓았다는 점에서 한샘과 연계한 버티컬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한샘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택경기다. 주택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야 인테리어와 가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택거래량 감소와 주택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등 주택경기에 좋지 않은 신호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이광수 미래에셋투자 연구원은 “2023년 건설과 건축자재 회사들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수주 달성에 실패하고 이익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고정비용이 높은 한샘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내다봤다.

시너지가 난망한 상황에서 한샘은 롯데쇼핑의 발목만 잡고 있다.

롯데쇼핑은 8일 이사회를 열고 한샘에 357억 원을 투자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앞서 11월에 이사회를 열어 한샘에 69억 원을 집어넣기로 했다.

롯데그룹에서 한샘에 넣는 금액은 모두 420억 원가량이다.

롯데건설에서 생겨난 유동성 위기를 계기로 신동빈 회장이 각 계열사들의 자금 상황을 매일 보고받는 상황에서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가 예상하지 못했던 자금을 지출하게 된 것은 탐탁지 않은 일일 수밖에 없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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