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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없는 팬택의 간절한 호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7-10 14: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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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아리 없는 팬택의 간절한 호소  
▲ 문지욱 팬택 부사장(왼쪽), 이준우 사장(가운데), 박창진 부사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뉴시스>


이준우 팬택 사장이 벼랑 끝에 몰린 팬택을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이동통신 3사에게 출자전환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런 호소에도 이동통신사들은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팬택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준우 사장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 이동통신산업 생태계에서 팬택이 존속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들이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여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팬택은 현재 법정관리로 가느냐 마느냐 기로에 서있다. 이 사장은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 동의 기한인 14일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직접 팬택의 회생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긴급히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회견에 박찬진 마케팅담당 부사장, 문지욱 기술담당 부사장도 함께했다.

이 사장은 “팬택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마지막까지 여러분의 도움을 요청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채권단에게도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부디 워크아웃이 중단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팬택의 도전정신과 기술력을 내세우며 이동통신사 설득에 힘썼다.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른 시일 안에 팬택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팬택의 자력생존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사장의 긴급기자회견 이후에도 이동통신사들은 여전히 꼼짝하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출자전환 참여를 거부하기로 사실상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자회견 후 “주주가치와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고민하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SK텔레콤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거부할 경우 다른 사업자들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출자전환은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한 SK텔레콤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현재 팬택 채권 1800억 원 중 SK텔레콤이 50%, KT가 30%, LG유플러스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팬택 채권단은 지난 4일 이동통신사들이 팬택 채권 1800억 원을 출자전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팬택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아직까지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출자전환하더라도 팬택의 경영정상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시장이 이미 정체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은 팬택에 투자하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며 “이동통신업계 내부에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답변시한을 지난 4일에서 8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다시 한 번 검토해 달라”며 결정시한을 오는 14일로 또 미뤘다.

채권단은 이동통신 3사가 출자전환을 끝내 반대할 경우 팬택의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팬택은 워크아웃이 중단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메아리 없는 팬택의 간절한 호소  
▲ 문지욱 팬택 부사장(왼쪽), 이준우 사장(가운데), 박창진 부사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상암 팬택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위기에 대해 고객과 협력업체에 사죄하고 있다.<뉴시스>

다음은 이 사장, 박창진 마케팅담당 부사장, 문지욱 기술담당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이통사와 직접 만나서 협의한 적은 있는가.

"(박창진 부사장) 이통사와 거래를 하고 있어 채널은 열려 있다. 기본적으로 채권단이 이통사에 (1800억원 출자전환) 제안한 것이라 (팬택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협의는 없었다. 이통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지 예상해 채권단에 전하기는 했지만 전면적으로 나서진 않았다."

-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이준우 사장) 그동안 이통사와 채권단의 입장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왔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8일 이통사가 채권단 제안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회생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기한도 얼마 안 남았다고 보고 팬택의 절박함을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 이통사가 왜 출자전환에 부정적이라고 보는가.

“(박창진 부사장) 보도 내용에 근거해 유추해 보면 첫째 팬택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통사)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업자를 통해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다.”

- 회생기회가 주어진다면 존속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이준우 사장) 경영정상화 방안에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유치를 통한 사업확대, 그리고 매출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경영정상화 방안대로 하면 독자생존 가능성이 있다. 재무구조 개선이 제대로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이통사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해외매출이 2년 뒤부터 늘어나는 것으로 돼있다.”

- 이통사가 결국 출자전환하지 않으면 다른 길이 있나.

“(이준우 사장) 출자전환이 제대로 안 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 경영정상화 방안 두 가지(재무구조 개선, 투자유치)중 하나라도 잘 안 되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 지 알 수 없다. 워크아웃이 중단될 경우 투자유치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현재 재무구조에서 투자유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해외에서 국내기업들이 어렵다고 하는데 전략이 있나.

“(이준우 사장) 매출비중을 보면 국내가 80%, 해외가 20% 정도 된다. 분기별로 50만 대 이상 판매하고 있고 이익을 내고 있다. 2분기 여러 이슈(이통사 영업정지 등)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2배 더 많이 팔렸다. 2분기 해외 판매량은 49만 대다. 경영이 정상화되면 빠르게 (해외 전략을) 수립하겠다.

지금까지 제품의 차별화는 있었지만 전략의 차별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략도 차별화 하겠다.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지켜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해외사업이 실패한 이유를 되짚어 봤다. 해외에서 브랜드와 마케팅 전략 없이 국내 시장과 비슷한 제품으로 공략해 나가려고 했다. 글로벌기업들이 하는 전략인데 그런 면에서 실수가 있어서 지난해 사업을 조정하면서 그런 부분을 뺐다.

지금은 완전 차별화된 제품만 공급하고 있다. 월드와이드로 글로벌 로밍되는 제품은 전 세계에 우리밖에 없다. 내년부터 정말로 다른 제품을 가지고 나가겠다. 글로벌 모델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제품들과 싸울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은 좀 낮지만, 품질과 기술력을 가지고 해외에 도전할 생각이다.”

- 스마트폰사업 수익성 악화에 어떻게 대응하겠나.

“(문지욱 부사장) 스마트폰 수익성 악화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스마트폰산업은 향후에도 정보통신기술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스마트카,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등 여러 기술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산업이다. 큰 중심축이 될 것이다.

최근 혁신의 아이콘이 사라지다보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술혁신보다는 마케팅 싸움으로 중심축이 옮겨졌다.

앞으로도 기술혁신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기술혁신에서 얼마나 큰 움직임이 있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세계적 큰 기업도 이런 워크아웃 상황에서 기술력이 떨어지면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팬택 같은 회사가 사라져야 하느냐 의문이 생긴다.

팬택은 1차 워크아웃 시기에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삼성전자와 동시에 출시할 정도로 기술혁신과 도전정신이 탁월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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