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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수요 증가 대응 역부족, 현대차 기아 다양성으로 고객 몰이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2-12-01 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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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수요 증가 대응 역부족, 현대차 기아 다양성으로 고객 몰이
▲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저가형 모델부터 대형SUV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신규 수요를 공략하며 테슬라에서 빠지는 점유율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기아 EV9 콘셉트.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해온 테슬라의 생산규모가 미국 시장 전기차 수요를 완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저가형 모델부터 대형SUV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전기차 신규 수요를 공략하며 테슬라에서 빠지는 점유율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의 점유율이 줄어들면서 시장 구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 점유율을 갉아먹을 새로운 EV(전기차) 항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 전기차 누적판매량에서 65%를 보인 테슬라의 점유율이 2025년에는 20%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를 보면 2020년 79%, 지난해 71%였던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올해 65%로 크게 낮아졌다.

테슬라는 미국 초기 전기차 시장을 꽉 잡고 있었으나 빠르게 증가하는 미국의 전기차 수요를 테슬라가 완전히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9월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기존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에 대한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나타나는 테슬라의 점유율 감소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바라봤다.

더욱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수는 올해 48개 차종에서 2025년 159개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같은 기간 테슬라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시장에서 앞으로 2~3년의 기간이 테슬라를 추격하는 기존 내연기관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초기 단계에서는 여러 업체들이 낮은 가격대에서 판매량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이 경쟁의 주류 브랜드로 포드 머스탱 마하-E, 쉐보레 볼트, 닛산 리프가 있었는데 여기에 현대차·기아와 폭스바겐의 새로운 전기차들이 합류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테슬라는 아직 진출하지 못한 5만 달러 미만의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에서 점유율 손실을 크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확산 정책과 맞물려 현지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가격경쟁력이 소비자들의 가격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시장 전문매체 콕스오토모티브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는 1만8492대, 기아 EV6는 1만7564대가 팔려 각각 미국 시장 판매 순위 7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테슬라를 제외한 기존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브랜드 가운데서는 3위와 4위에 해당하는 판매량이다. 1위와 2위는 포드 머스탱 마하-E(2만8089대)와 GM 쉐보레 볼트EV(2만2012대, 볼트EUV포함)가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그룹별 합산 1~3분기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는 2위에 올랐다.

GM은 2023년 신모델의 가격을 기존 약 2만7천 달러에서 2만5600달러로 낮추며 적극적으로 미국 전기차 수요를 파고들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테슬라는 기본가격이 4만 달러 후반에서 시작하는 모델3를 제외하면 모든 차종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서는 반면 미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판매가격은 4만1450달러, EV6는 4만8500달러부터 시작한다.

내연기관차 파생모델인 니로EV에는 3만9450달러, 코나EV는 3만3550달러의 한층 더 저렴한 가격표가 붙었다.

시장 조사기관 에드문즈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평균 가격은 7만6천 달러에 이른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북미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7500달러의 보조금(세제혜택)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시행으로 포드, GM 등 미국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에서는 당분간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7500달러 가운데 절반을 지급하는 요건인 핵심광물 원산지 비율은 대부분 완성차업체가 충족하지 못해 실질적 차이는 3천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다양한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미국 전기차 소비자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콕스오토모티브 통계에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판매 20위 안에 4개 차종의 이름을 올렸다. 이는 테슬라와 동률로 기존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브랜드 가운데는 유일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용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와 EV6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무대에서 각종 자동차 관련 상을 휩쓸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아이오닉5는 '2022 세계 올해의 차'를, EV6는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현대차그룹은 3대 올해의 자동차 시상식에서 전기차로 2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더욱이 다수의 전용전기차 모델들이 미국 출격을 앞두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은 한층 더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 아이오닉6를, 이어 같은해 기아 대형 전기SUV EV9, 2024년에는 현대차 대형 전기SUV 아이오닉7을 잇달아 미국에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2025년은 테슬라 점유율이 크게 떨어질 것을 예상되는 시점인 동시에 현대차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니로EV, 코나EV부터 현대차·기아의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인 EV9과 아이오닉7까지 다양한 미국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며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2025년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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