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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산은 이사회 앞두고 폭풍전야, 노조 '꼼수 이전' 규탄 저지 총력전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2-11-28 15: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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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산은 이사회 앞두고 폭풍전야, 노조 '꼼수 이전' 규탄 저지 총력전
▲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28일 오전 8시30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산업은행 꼼수 이전 이사회 소집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내일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들이 개인의 양심과 정의에 따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을 부탁한다.”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산업은행 꼼수 이전 이사회 소집 규탄 기자회견’에서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집회는 그동안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취임 이후 170여 일 넘게 진행해 왔던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을 반대하는 아침 시위와는 달라 보였다.

평소에도 300여 명 가까운 산업은행 직원들이 아침 시위에 참석했지만 이날 집회에는 500여 명이 넘는 직원들이 ‘산은이전 철회하라’라는 손피켓을 들고 본점 정문 앞을 에워쌌다.

강 회장이 29일 산업은행 이사회에서 일부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조직개편안을 강행처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집회에 많은 산업은행 직원들을 불러 모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강 회장이 국회에서 한국산업은행법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직원 수백 명을 재배치하는 계획이 없다고 해놓고서 ‘동남권 영업 확대’를 명분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하면서 원거리 배치 때 노조와 협의를 거칠 것을 요구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조직개편을 시도하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산업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지만 강 회장은 조직개편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에 따르면 일부 사외이사는 강 회장이 조직개편안을 이사회에서 처리하려는 것을 놓고 반발했는데 이와 관련해 강 회장은 담당자가 이사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7개월이 넘게 임기를 남겨 둔 한 사외이사는 24일 ‘일신상의 사유’로 이사직에서 물러났는데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조직개편안 처리를 놓고 부담을 느껴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위원장은 “부서 한 두 개 신설하거나 옮기는 것은 사실 이사회 의결사항이 아니고 회장이 결재하고 추진하면 된다”며 “이것을 굳이 이사회에서 의결하려는 것은 혼자서 그 책임을 온전히 떠맡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고 말했다.
[현장] 산은 이사회 앞두고 폭풍전야, 노조 '꼼수 이전' 규탄 저지 총력전
▲ KDB산업은행 직원들이 28일 오전 8시30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산업은행 꼼수 이전 이사회 소집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 회장과 산업은행 노동조합의 극한 대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이사회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이사회에 맞춰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이사진을 압박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특히 조직개편안이 이사회를 통과한다면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사진 전원에 대해 직권남용과 배임의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조 위원장은 “산업은행 이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강구하면서 지금 당장은 직권남용, 산업은행에 구체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배임, 그리고 강석훈 회장이 국회에 가서 한 발언에 대해 위증을 물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김민석, 이수진 의원이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은행 노동조합과 함께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업은행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한국산업은행법에서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제4조 본점 및 지점 등의 설치에 관한 조항을 개정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는 산업은행 노동조합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영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은행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은행에서 무슨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의원은 한국산업은행법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부산이전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9일 이사회에서 동남권 영업조직 개편과 관련한 2023년 조직개편안을 의결한다.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중소중견금융부문과 부산경남지역본부를 지역성장부문과 동남권지역본부로 각각 명칭을 변경하고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한다. 해양산업금융본부 산하 부서도 확대한다.

강 회장은 조직개편안이 통과되면 12월 중 사무공간을 확보하고 정기인사도 조기에 발표해 내년 1월부터 바로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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