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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고부가 반도체 기판 힘 줘, 정철동 애플만 바라볼 수 없다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2-11-22 13: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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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앞으로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에 납품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사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 고부가 반도체 기판 힘 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53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철동</a> 애플만 바라볼 수 없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사업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최근 기판소재사업부에서 진행하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사업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의 개발과 생산기술을 담당할 인력충원을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FC-BGA는 PC와 서버, 네트워크 등에 활용되는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에 연결해주는 반도체 기판이다. 

FC-BGA는 최근 들어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서버 분야에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생산업체가 많지 않아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어서 FC-BGA는 당분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LG이노텍은 FC-BGA와 제조공정이 비슷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인 FC-BGA 사업에서도 빠르게 위상을 높일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사장은 경상북도 구미에 4130억 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FC-BGA 제조 시설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사장이 이처럼 FC-BGA 사업에 힘을 주는 것은 기존의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애플에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열렸던 LG이노텍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애플을 상대로 하는 카메라모듈의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주주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정 사장은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카메라 모듈 외에도 반도체 기판과 자동차 전장부품사업 등 사업을 계속 성장시키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우려에도 LG이노텍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9.2%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광학솔루션 사업을 향한 쏠림 현상은 최근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의 판매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해외 전자부품 업체 가운데 애플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위기에 빠진 업체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 만큼 LG이노텍이 현재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주주들로서는 회사의 미래가치를 놓고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일본 디스플레이업체 JDI는 애플의 공급망에 포함됐다가 배제되면서 회사가 기울었고 중국 에어팟 제조사 고어텍이나 애플용 카메라모듈 공급업체 Oflim도 지나친 애플 의존에 악영향을 받은 바 있다.

JDI의 경우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가는 LCD(액정표시장치)를 주로 공급하면서 일본 최대 디스플레이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일부 아이폰 모델에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면서 JDI의 아이폰용 LCD 납품물량은 급감했고 JDI는 내리막을 걷게 됐다.

중국 산둥성 북동부에 본사를 둔 고어텍도 애플이라는 주요 해외고객의 매출 비중이 크게 줄면서 투자자들이 즉시 주식을 팔아치움에 따라 수십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순식간에 잃었다.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대량으로 공급하던 Oflim도 애플의 공급업체 목록에서 제외된 첫 해인 2021년 매출이 53% 급감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기업들의 애플 의존도를 점검하고 나서는 것도 이런 폐해 때문이다.

홍콩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증권거래소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애플 협력업체에 대한 정밀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도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취임 뒤 지속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LG이노텍의 사업을 내실 있게 키우는데 집중해왔다. 

따라서 정 사장은 반도체 기판사업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FC-BGA의 매출 비중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LG이노텍은 플립칩 칩스케이패키지(FC-CSP)와 같이 모바일에 들어가는 반도체 기판을 제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사업에서도 연착륙(소프트랜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앞으로도 사업경쟁력을 공고히 다져갈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사업확장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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