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인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영국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참사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점이 확인된 반면 고위 관계자들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해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는 것이다.
▲ 영국 BBC가 이태원 참사에 관련한 한국 시민들의 분노를 조명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사고 현장. <연합뉴스> |
BBC는 17일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뒤 약 3주의 시간이 흘렀다”며 “사건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현장 경찰서와 소방서에 국한되며 ‘꼬리 자르기’ 식으로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에 관련해 한국의 고위 관계자가 책임을 인정하거나 물러나는 일이 없이 현장 실무자 대상 조사만 이뤄지고 있어 한국인의 분노를 사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BBC는 “한국 시민들은 엉뚱한 사람들이 표적으로 자리잡게 되는 일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들의 분노가 어디로 향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BBC는 이태원 참사가 윤 대통령을 공격할 명분을 더해주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사후 대응에 실수를 용납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특히 이태원 참사에 민감한 젊은 층에서 지지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BBC는 이번 사고로 딸을 잃은 한 아버지의 말을 인용해 “추모와 슬픔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분노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태원 참사를 바라보는 한국 시민들 대다수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BBC는 이번 사고가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비와 신속한 대응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는 점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현장 당국의 대응에 화살을 돌리는 대신 결정권자에 해당하는 고위 관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BBC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의 말을 인용해 관계당국에서 이들이 서로 접촉하는 일을 막고 있다며 이는 유가족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