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TV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에 부품을 공급하게 되면 TV시장 불황의 보릿고개를 넘기가 수월해진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에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본다.
▲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 출시에 따른 수혜를 입어 TV시장의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IT전문매체 디지타임즈 등 외신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는 내년 1분기 중에 양산에 들어가 4월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타임즈는 “애플이 중국 페가트론을 생산업체로 선정해 내년 3월부터 확장현실기기를 대량생산하고 4월부터 마케팅 이벤트를 펼치면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내년 초 가상세계 구현을 위한 확장현실 기기를 대거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확장현실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확장현실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으로 예상돼 하드웨어 분야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전기전자 부품 관련업체에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기업들 가운데서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이노텍 등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확장현실 기기 시장확대의 수혜기업으로 첫 손에 꼽히는 이유는 입체영상 구현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적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출시되는 확장현실 기기 가운데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기기에 외부화면용 올레드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주도권을 쥔 대형 올레드에 이어 중소형 올레드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에는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에 들어가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의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면서 애플과 손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확장현실 기기의 내부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올레드(올레도스) 디스플레이도 앞으로 납품할 공산이 커 앞으로 애플과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될 애플의 1세대 확장현실 기기 내부에는 소니의 마이크로 올레드가 탑재되지만 2024년 출시가 예상되는 2세대 확장현실 기기부터는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니는 자체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를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있다. 애플로서는 디스플레이 패널만을 제조하는 LG디스플레이를 협력사로 두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무렵 마이크로 올레드 제작을 위해 필요한 증착장비를 선익시스템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협력회사 및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따른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올레드의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레드는 아직까지 LCD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제조원가가 많이 드는 만큼 가격 격차가 줄어야 품질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더구나 주요 시장인 TV 패널 분야의 부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확장현실 기기시장의 개화가 LG디스플레이에게 단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출시할 확장현실 기기는 고화소 마이크로 올레드 디스플레이 등 기존 확장현실 기기보다 높은 스펙의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잠재적으로 LG디스플레이 등 관련업체에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