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일본 정부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 협력으로 인텔이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인텔 반도체공장 내부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일본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2나노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협업 계획을 내놓으면서 인텔이 최대 수혜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텔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협력사들의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TSMC 등 경쟁사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아시아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장비기업 및 소재업체들은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공정 기술을 따라잡는 데 적극 기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텔이 일본 반도체 협력사들의 최대 고객사에 해당하는 만큼 인텔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반도체 출하량 증가는 일본에 상당한 낙수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타임스는 “인텔은 미국과 일본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기술 협력에 상당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2나노 미세공정 기술 발전 성과가 중요해졌다고 바라봤다.
일본 정부는 최근 대만과 한국에 의존을 낮추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해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공동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일본 반도체사업의 부흥기를 재현하는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자급체제 구축 및 첨단 기술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목적을 두고 있다.
아시아타임스는 “일본 정부는 이번 연구개발센터 설립이 대만과 일본을 따라잡을 마지막 기회라고 바라보고 있다”며 “대만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7나노 미만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만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르네사스 등 일본 반도체기업과 인텔, IBM 등 미국기업이 모두 미세공정 기술 개발을 서두르지 않은 반면 한국과 대만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며 빠르게 앞서나간 결과다.
미세공정 반도체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군사무기 등에 점차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며 미국과 일본이 자체적으로 미세공정 기술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TSMC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공장이 모두 대만에, 삼성전자 공장이 한국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의 침공 등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술을 서둘러 추격해야 한다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공동 연구개발센터 설립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이르면 2025년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올해는 두 업체 모두 3나노 반도체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파운드리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인텔도 2025년 2나노 반도체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2나노 반도체기술 개발에 정부 예산과 주요 기업들의 예산을 대규모로 투자한다면 한국과 대만을 추격할 만한 힘을 갖춰낼 수 있다.
닛케이아시아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토요타와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 소니, 소프트뱅크 등 일본기업들도 정부가 주도하는 2나노 반도체 기술 개발에 투자 계획을 이미 확정했다.
인텔이 일본 협력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데 더해 일본과 미국 정부의 반도체 연구개발 협업도 본격화되면 2나노 미세공정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타임스는 “모든 일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삼성전자와 TSMC는 2027년부터 2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일본 및 미국과 경쟁하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