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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금융지주 회장들 야심을 드러내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7-09 17: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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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금융지주 회장들 야심을 드러내다  
▲ 지역 금융지주들은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무섭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3대 지방은행들이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지방은행 삼국지라고 부를 정도다.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BS금융지주는 부산은행, 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의 지주사다. 대구은행 지주사인 DGB금융지주는 KDB생명 인수에 나섰다.

BS금융지주는 지난달 30일 경남은행 지분 56.97%를 1조2269억 원에 취득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 지분 56.97%를 5천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어 사실상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반 년만이다. 10월께 금융위원회가 자회사 편입을 인가하면 인수가 완료된다.

이로써 지방은행계열 금융지주는 삼두체제로 재편됐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거느린 BS금융지주가 규모면에서 크게 앞서고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다.

지방은행 금융지주들의 자산규모는 시중은행들을 위협할 만큼 커졌다. 한 금융 전문가는 “지방은행 지주사의 지방은행 인수는 의미있는 성장동력 확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역사는 1967년에 시작됐다. 정부가 지방금융 활성화를 위해 ‘1도 1은행’ 정책을 추진했다. 1967년 대구은행을 시작으로 1971년까지 각 도마다 은행이 설립됐다. 지방은행들은 지역기업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안정된 수익을 유지했다.

그러나 IMF로 경영난을 겪은 지방은행들은 대형은행에 합병됐다. 이 과정에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도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됐다.

결국 독립성을 유지한 채 살아남은 지방은행은 부산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세 곳이다. 이들은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2011년 각각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를 설립했고 전북은행은 2013년 JB금융지주를 세웠다.

BS금융지주는 2012년 자회사 BS저축은행을 통해 프라임저축은행과 파랑새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지난해 말 경남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BS금융지주는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규모가 100조 원까지 커졌다. 이는 시중은행사인 SC금융지주와 씨티금융지주를 넘어선 규모다.

JB금융지주도 출범당시 15조원 규모에서 광주은행 인수로 자산이 30조 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40조 원 규모로 이보다 약간 큰 DGB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BS금융지주에 밀렸지만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한 때 아주캐피탈과 현대자산운용 인수도 검토하는 등 외형확장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 낮은 자세로 몸집 불리는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BS금융지주는 지역은행을 넘어 신한 KB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금융지주사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성장이라면 못 바라볼 산은 아니다.

  지역 금융지주 회장들 야심을 드러내다  
▲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

BS금융지주는 2011년 지방은행 가운데 처음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자산은 37조 원이었다. 그러나 3년 만에 자산이 50조 원 넘게 늘어 100조 원에 육박하게 됐다. 경남은행 인수가 결정적이었다.

BS금융지주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만 있는 것은 아니다. BS캐피탈은 지난해 총 자산규모가 BS금융지주 전체의 5.99%에 지나지 않았으나 총 영업수익은 7.85%에 해당하는 2조4823억 원이었다. BS투자증권은 BS금융지주 자산규모의 1.06%, 영업수익의 2.94%를 차지했다.

BS저축은행은 2012년 프라임저축은행과 파랑새저축은행을 인수해 영업하고 있다. BS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은 BS금융지주 전체 영업이익의 1.86%에 불과하다. 그러나 부실자산비율이 5.58%, 연체율이 2.84%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BS금융지주의 눈부신 성장을 이끄는 것은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이다. 성 회장은 1979년 부산은행에 들어온 지 33년만인 2012년 최초로 행원출신 은행장이 됐다. 이듬해에 BS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성 회장은 IMF 때 적자투성이었던 계열사 부은리스를 정리하는 일을 맡아 부산은행이 위기를 넘는데 공을 세웠다. 이후 영업점장 시절 가계여신 위주의 점포를 전체 실적 1위의 큰 영업점으로 키워냈다. 성 회장은 임원으로 재임하는 동안 증권, 캐피탈 진출, 지주사체제 전환 등을 주도해 BS금융지주를 실질적으로 성장시켰고 마침내 회장이 됐다.

현재 성 회장은 BS금융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겸하고 있으면서 경남은행 인수를 성사시켰다. 성 회장은 주변에서 경남은행 인수는 어렵다는 말을 들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성 회장은 경남은행 인수과정에서 경남 지역민들과 경남은행 임직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경남 지역민들은 경남은행에 예치한 예금을 모두 빼내겠다고 위협했다. 노조는 BS금융지주의 경남은행 인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각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회장은 그러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2은행체제를 유지하겠다며 지역민을 달랬다. 또 경남은행 노조와 독립경영 및 완전고용을 보장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성 회장은 직접 경남지역민들을 만나고 노조와 협상을 하는 등 낮은 자세로 임했다. 이는 성 회장의 좌우명이 ‘국궁진력’이었기에 가능했다. 성 회장은 “남에게 허리를 굽히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는 동시에 조직을 위해서 목숨을 걸 정도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BS금융지주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2015년 총자산 100조 원, 2017년 총자산 150조~170조 원의 규모로 BS금융지주를 키울 것”이라며 “아시아 30대, 글로벌 100대 금융지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성 회장은 무리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는 “금융은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적 성장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당장은 2은행체제의 안정화에 전력을 다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자산운용사와 카드사 등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M&A로 중원진출 꾀하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은 다른 지방은행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BS금융지주에 밀리면서 DGB금융지주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영남권 금유지주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역 금융지주 회장들 야심을 드러내다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BS금융지주가 지방은행 금융지주 1위로 치고 나갔기 때문인지 박 회장은 3월 취임 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10일 KDB생명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지주가 유일한 인수희망자로 떠올라 가격만 맞으면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박 회장은 앞서 아주캐피탈과 현대자산운용 인수도 타진했다. 그러나 아주캐피탈은 높은 인수가격에다 DGB캐피탈과 사업중복 때문에, 현대자산운용은 산업은행이 패키지매각을 강행했기 때문에 불발에 그쳤다.

박 회장은 DGB금융지주의 단기목표에 대해 “2017년까지 비은행업 비중을 25%까지 늘리고 자산을 80조 원 규모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산규모 43조 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대구은행은 2017년까지 자산규모 60조 원을 달성하고 DGB캐피탈은 자산규모를 3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세웠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9%로 BS금융지주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그러나 대구은행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DGB금융지주의 위험요소다. 박 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이유다.

박 회장은 “대구은행 자산의 비중이 지주사 전체의 90% 이상”이라며 “사업다각화로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 안에 자산운용업에 진출하고 증권과 보험 등 현재 5곳의 자회사를 7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박 회장은 소통을 중시한다. 박 회장은 매달 첫 영업일마다 대구은행 사내방송 1일 DJ로 나서 직원들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박 회장은 방송에서 은행소식을 전달하고 직원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질의응답을 주고받기도 한다. 직원들도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박 회장에 대해 친근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 밖에 박 회장은 인트라넷 CEO공간을 통해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취임 후 100일간 150여개 영업점을 직접 일일이 방문했다. 박 회장은 “소통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경영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서울분실장, 경북1본부장, 부행장 등을 거쳤다. ‘순혈주의’로 잘 알려진 대구은행에서 3번째 배출한 행원출신 행장이다.

박 회장은 스스로를 미스터 점프라고 부른다. 저금리 저성장의 장애물을 뛰어넘겠다는 의미와 끊임없이 현장을 뛰어다니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회장은 취임 때 “대구은행의 전통을 지키며 종합금융서비스를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 호남 대표주자로 성장한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2010년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해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3대 지방은행 수장 중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른 지주사들보다 다소 늦기는 했지만 지난해에 JB금융지주를 설립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고 지주사 회장도 맡았다.
 

  지역 금융지주 회장들 야심을 드러내다  
▲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전북은행장

JB금융지주는 세 지방은행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다. 김 회장이 공격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 회장 취임 전 2009년 자산 7조 원이던 전북은행은 지주사 출범 1년 만에 자산을 18조 원까지 늘렸다.

김 회장은 2011년 우리캐피탈을 인수했고 올 3월에 더커자산운용을 인수했다. 김 회장은 우리캐피탈 인수는 중소형차 할부금융이, 더커자산운용인수는 부동산 인프라 투자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전북은행보다 덩치가 두배나 큰 광주은행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나서자 5월 금융감독원이 김 회장을 직접 불러 자산건전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광주은행 인수대금 확보방안을 밝혔다. 김 회장은 4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보유중인 현금 1500억 원에 유상증자 1500억 원, 조건부 자본증권 2천억 원을 발행해 5천억 원의 광주은행 인수자금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광주은행 인수자금은 차입금이 아닌 자본성격으로 자본비율 훼손없이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 인수로 명실공히 호남권을 대표하는 금융회사가 됐다. 김 회장은 “광주은행 인수는 모든 영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광주지역 정서를 고려해 영업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2은행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점포와 인력 중복이 없어 구조조정도 필요가 없다.

김 회장은 “단기성과에 집중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목표를 부여하고 장기성과에 주목해서 자산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장기적 안목의 경영을 할 것이라며 직원교육에 투자할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장남이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거쳐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GM과 동부그룹에서 근무하고 대신증권 이사와 메리츠증권 부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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