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SK텔레콤의 향후 10년이 인공지능(AI)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는데 T우주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으로 꼽힌다.
▲ SK텔레콤이 조만간 구독서비스 ‘T우주’에서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내년 T우주에서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통신 이외의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가운데 구독서비스인 ‘T우주’의 성장세가 가장 부각되고 있다.
T우주는 SK텔레콤이 2021년 8월에 선보인 커머스 구독서비스로 최소 2900원에서 9900원을 내면 생활전반에 걸쳐 폭넓은 혜택을 제공한다.
아마존 해외직구 무료배송, 각종 온오프라인 쇼핑 할인쿠폰,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우주는 출시 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출시 뒤 1년 만인 2022년 8월에 가입자수 130만 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말에는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상품 거래액(GMV)도 2600억 원을 기록해 2022년 목표인 5천억 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하나투어, 홈플러스, 국개대표 등 제휴처를 확대하면서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가입자 수 증가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매월 10만 명 이상의 가입자 순증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시장의 성장성 자체도 밝다.
국내 구독시장은 2020년 49조 원에서 2025년 1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이에 맞춰 2025년까지 구독 가입자 3600만 명, 거래 금액 8조 원, 매출 1조8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도 SK텔레콤을 따라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현재까지는 SK텔레콤이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SK텔레콤이 높은 브랜드 가치를 통해 다양한 제휴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T우주는 가입자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될 공산이 크다.
구독서비스 사업은 기본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자금이 통신업보다 적어 일정 구독자 수를 확보한다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는 구조로 평가된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장기적으로 T우주 서비스를 전기차 구독, 배송형 구독, 가전/가구 렌탈 등으로 확장해 오픈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유료전환율도 다른 구독상품 대비 높아 1~2년 안에는 SK텔레콤의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영업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영상 사장은 T우주를 단순한 커머스 사업이 아닌 인공지능(AI) 차원의 사업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이 관심을 보이거나 사용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과 제휴처를 확대함으로써 T우주의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고객 데이터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원천이 된다.
유 사장은 9월 SK텔레콤 뉴스룸에 올린 CEO칼럼에서 “SK텔레콤의 향후 10년 성장은 통신사업을 재정의해 사업모델을 혁신하는 ‘AI 대전환’에 달려있다”며 “구독서비스는 단기성과를 낼 수 있는 잠재력 높은 사업이고 여기에 인공지능을 결합하고 플랫폼사업으로 전환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021년 11월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분할되면서 통신사업 중심으로 실적 안정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새로운 성장사업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는데 가장 우선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구독서비스인 것으로 여겨진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 인공지능 콘텐츠를 붙인 에이닷, UAM(도심항공교통) 등의 신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 사장도 당분간은 구독서비스 키우기에 더욱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구독 서비스에 진심”이라며 “수익 창출에 성공할 경우 SK텔레콤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