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11-02 16: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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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방산과 원전 등 폴란드와 협력 확대 소식에 국내 관련주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폴란드 관련 사업이 이제 시작 단계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앞으로 국내 상장사의 폴란드사업 기대감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이 6월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간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전기술(29.91%), 한전산업(27.97%), 두산에너빌리티(19.62%) 등 국내 원전주가 급등한 것은 폴란드 원전 수출 기대감에 큰 영향을 받았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며 2일에는 원전주 주가가 내렸지만 폴란드 원전 수출을 향한 기대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아직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고 최종 수주 확정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소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전날 원전주는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며 “폴란드 원전을 향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폴란드와 협력 확대로 관련주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원전산업뿐이 아니다.
6월 말 한국과 폴란드 정상회담 직후에는 대규모 방산 수출 기대감에 방산주 주가가 크게 올랐다.
7월 한 달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주가는 폴란드 방산 수출 기대감에 각각 32.24%와 27.64%, 22.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10% 올랐다.
폴란드 수출 기대감에 따른 방산주 주가 상승은 7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각 방산업체가 7월 말 폴란드 정부와 무기체계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맺은 뒤에도 주가 상승 흐름은 이어졌다.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주가는 각각 26.40%와 20.45%, 14.12%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84% 오르는 데 그쳤다.
이후에도 관련 공시가 나오거나 K2전차, K9자주포 등 수출 물량의 출고식이 열릴 때도 관련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등 폴란드 효과는 계속됐다.
올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만큼 폴란드 효과는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는데 폴란드와 협력 확대에 따른 국내 증시 기대감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폴란드는 한국의 주요 협력국으로 협력 범위가 애초 가전, 플랜트, 전기차배터리 등에서 방산, 원전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폴란드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이 2020년 기준 1만5594달러로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큰 나라로 여겨진다.
외교부에 따르면 폴란드는 자국의 경제개혁 과정에서 한국을 주요 경제·통상 협력 대상국으로 바라보고 한국기업의 적극적 투자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의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KT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300여 개 기업이 폴란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진출 확대로 한국과 폴란드 교역액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 교역액 규모는 2017년 37억4천만 달러에서 2021년 77억 달러로 4년 동안 2배 넘게 늘었다.
방산과 원전에 이어 폴란드 신공항 건설사업도 기대감이 큰 사업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과 함께 폴란드 신공항사업을 ‘해외 5대 인프라 프로젝트’로 뽑고 수주전을 집중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기존 관문공항인 바르샤바 쇼팽 공항을 대체하는 유럽 중동부지역 최대 규모의 허브공항 건설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규모는 신공항 건설과 연계 도로와 철도, 주변지역 개발 등을 포함해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폴란드 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과 폴란드는 지난해 2월 신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인프라 전반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12월에는 협력 내용을 더욱 구체화한 양해각서를 추가로 체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폴란드 신공항 건설사업의 전략적 자문사를 맡아 폴란드 신공항사(CPK)와 함께 실무 업무그룹을 운영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협력하고 있다.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월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과 원전산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폴란드는 EU(유럽연합) 소속 국가인 만큼 EU 차원에서 힘을 주는 수소 등 친환경사업에서도 국내기업들과 협력이 늘 수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31일 원전산업 협력 확대를 위해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원전 협력을 바탕으로 방산, 배터리,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지속해서 폴란드와 협력 확대에 힘을 싣는 점도 국내 상장사의 폴란드사업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말 정상회담과 8월 말 폴란드 총리와 전화통화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방산, 원전, 인프라 수주에 직접 힘을 실었다.
각 산업 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국방부 장관 역시 폴란드 고위관계자를 지속해서 만나는 것은 물론 외교부도 9월 한국 폴란드 경제공동위원회와 한국 폴란드 외교장관 회담, 10월 한국 폴란드 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수주 확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은 폴란드와 1989년 외교 관계를 맺었다. 201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돼 내년이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는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