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국정원 살림살이를 책임지며 국정원 내 2인자로 꼽히는 기조실장의 사의 표명을 김규현 국정원장이 직접 보고받지 못하고 대통령실로부터 통보받아 국정원장 패싱이란 지적이 나온다.
▲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이 9월28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정원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중간 브리핑을 열고 "국정원장이 전날(25일)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조상준 기조실장의 사의 표명) 유선 통보를 직접 받아 (조 실장이) 면직처리됐다"며 "조 실장이 직접 원장에게 사의 표명의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실장의 면직사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파악될 뿐 구체적 면직 이유는 국정원도 파악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정원장은 조 기조실장의 면직처리 내용을 일과 시간 이후에 유선으로 용산(대통령실)의 담당비서관으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말했다"며 "사임 이유와 관련해선 국정원에선 밝힐 수가 없다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조 실장이 직속상관인 김규현 원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대통령실에만 사의를 표명하면서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건영 의원은 '원장을 통하지 않고 용산에 바로 사의하겠다고 보고해도 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기지 않느냐"며 "절차상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출신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 실장이 정보위위원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정원 왕실장 조상준 기조실장께서 국정감사 개시 직전 사의 표명했다는 TV속보에 저도 깜놀(깜짝 놀랐다)"이라며 "인사 문제로 원장과 충돌한다는 등 풍문은 들었지만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