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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mRNA 기반 백신 100일 내 만든다, 다음 펜데믹엔 '화이자'처럼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10-26 12: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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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기간을 현재 2년에서 100일로 줄이겠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잇따라 이런 목표를 내놨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부각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해 전염병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SK바사 mRNA 기반 백신 100일 내 만든다, 다음 펜데믹엔 '화이자'처럼
▲ SK바이오사이언스가 mRNA 기반 백신 개발을 본격화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25일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에 참석해 CEPI와 협력한 mRNA 백신 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 바이오 서밋>

사실 mRNA 기술 내재화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래 ‘백신 헤게모니’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이미 해외 제약사 화이자, 모더나가 mRNA 코로나19 백신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다른 질병 분야에서도 mRNA를 활용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세운 ‘백신 개발 100일’ 목표는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지원하는 선제적 mRNA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뼈대를 이룬다.

CEPI는 25종에 이르는 감염병 바이러스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백신 시제품을 미리 개발해 놓기를 권하고 있다. 장차 미지의 ‘질병 X’가 등장한다면 신속하게 대응해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대규모 질병 확산(팬데믹)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런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막는 데 있어 백신 개발 속도를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꼽는다.

CEPI는 100일 안에 백신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신 하나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기까지는 통상 여러 해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일이라는 기간은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mRNA 기술을 활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mRNA 백신은 합성항원 백신 등 기존 백신보다 훨씬 빠르게 개발과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 백신은 생산을 위해 항원이나 병원체를 오랫동안 배양해야 하지만 mRNA 백신은 신속하게 mRNA를 합성할 수 있다. 또 mRNA 백신은 새로운 병원체가 등장해도 생산 공정에서 mRNA 유전정보를 바꾸는 것만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제품별로 다른 공정이 필요한 기존 백신보다 속도 측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CEPI는 이런 mRNA 백신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백신 개발의 첫 협력 파트너로 선정하고 최대 1억4천만 달러(약 2천억 원)에 이르는 지원을 약속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는 전략의 중심에 mRNA 기술을 놓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에 참석해 “mRNA 기술은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며 “팬데믹에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mRNA 기술이 필수다”고 말했다.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은 백신·바이오 분야 전 세계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인 행사로 25~26일 서울에서 열렸다.

최 부회장은 지난 9월5일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를 통해 mRNA를 기반으로 ‘백신 개발 100일’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히며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과 기술로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지만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처럼 mRNA를 기반으로 신속한 백신 개발에 앞장서는 것은 최근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가 글로벌 백신시장에 일으킨 ‘mRNA 돌풍’과 무관하지 않다.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 약 1년 만에 예방 백신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 비상 시국이라 긴급사용승인(EUA) 등으로 행정절차가 간소화됐음을 감안해도 일반 백신보다 훨씬 빠른 상용화가 이뤄진 셈이다. 
SK바사 mRNA 기반 백신 100일 내 만든다, 다음 펜데믹엔 '화이자'처럼
▲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과정. 최초 개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이 이뤄지기까지 1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는 mRNA 백신의 성공으로 수십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코로나19 초기에 백신 수요를 선점한 이점을 톡톡히 누린 것이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전통적인 백신을 개발한 기업들은 비교적 늦게 코로나19 시장에 진입하면서 더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는 백신마저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가 발빠르게 개발하면서 기존 백신들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는 추세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mRNA 기술의 헤게모니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이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코로나19 이외에 다른 질병을 대상으로도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백신이 아닌 치료제 영역으로도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를테면 모더나는 mRNA를 기반으로 맞춤형 암 백신, 심혈관질환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 큐어백,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mRNA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이에 맞서 mRNA 백신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로 CEPI와 협업해 연구하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 바이러스 백신 이외에도 장차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백신,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항암 백신 등 신규 후보물질에 mRNA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외부에서 mRNA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유한 현금을 바탕으로 mRNA 플랫폼기술, 경쟁력 있는 백신 후보물질 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설립이 발표된 미국 법인을 활용해 mRNA 기술을 비롯한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박송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진출, mRNA 플랫폼기술 확보 등을 미래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3분기 실적발표 이후 구체적인 방향성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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