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디펜스가 호주에 이어 폴란드에도 레드백 장갑차를 수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한화디펜스의 차세대 보병장갑차 레드백 모습 <한화디펜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화디펜스가 호주에 이어 폴란드에도 보병장갑차 레드백을 수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우방국인 호주와 폴란드에 레드백 수출을 성사해 수주실적을 쌓으면 한화디펜스의 미국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노후된 M2 브래들리 장갑차 3500여대를 새로운 장갑차로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OMFV)의 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가운데 최종 3개 업체로 추리는 단계(페이즈3)를 앞두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미국의 군용차량 개발업체인 오시코시 디펜스와 손잡고 레드백 기반 OMFV용 장갑차로 이번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미국의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에서 5개 후보업체를 추리는 페이즈2에 포함돼 내년 페이즈3에 도전하고 있다.
레드백은 한국군의 K21 보병전투차량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과 협력해 개발한 5세대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다. 험난한 지형도 쉽게 돌파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궤도형 장갑차로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미리 감지하고 무력화 할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과 열상 위장막 등 혁신적 기술을 갖췄다.
이와 같은 레드백의 성능을 눈여겨보고 폴란드 정부도 최근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폴란드 장갑차 보르숙의 보완을 위해 전투장갑차 레드백을 염두에 놓고 시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동안 브와슈차크 장관이 한국의 무기체계 도입을 언급하면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무기수출도 성사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호주에도 레드백 전차를 수출하기 위해 호주 육군의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 450여대를 도입하는 사업 ‘랜드400페이즈3’에 참여해 마지막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레드백 장갑차가 호주에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례적으로 답변한 바 있어 호주 수출 9부능선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디펜스가 호주와 폴란드에서 레드백의 수출실적을 잇달아 쌓게 되면 내년 중으로 진행될 미국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 입찰 최종단계인 페이즈3에 들어가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과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군사·안보분야에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공산당의 헌법 격인 당장(당헌) 개정안에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앞서 16일 전국대표대회 개막업무보고에서 “대만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필수 선결조건이다”며 “무력사용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만은 미국이 중국의 태평양 진출 저지에 필요한 ‘가라앉지 않는 항모(불침항모)’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내 미국의 국가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협력국가로 대만, 싱가포르, 한국, 몽골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미국과 한국의 방산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 가운데 최일선에서 러시아와 맞서는 폴란드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에 포함된 호주가 레드백을 도입한다면 미국도 차세대 보병전투차량사업에서 레드백을 채택할 공산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미국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의 입찰 마지막 단계인 페이즈3가 내년으로 다가왔다”며 “최근 나타난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K-방산의 기술력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