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2-10-20 16: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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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사이 자존심을 건 리딩뱅크 경쟁에서 3분기에는 신한금융이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리딩뱅크 경쟁의 승패는 비은행 실적이 좌우했는데 KB금융지주의 비은행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KB증권으로서는 실적 반등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사이 자존심을 건 리딩뱅크 경쟁이 3분기에는 신한금융의 우위로 막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5077억 원으로 추산됐다. KB금융의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인 1조2662억 원을 앞질렀다.
올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 역시 신한금융은 5조134억 원으로 4조8646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KB금융을 따돌렸다.
상반기까지는 KB금융이 지배주주순이익 2조7566억 원을 벌어들이며 2조7208억 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에 앞섰다. 하지만 KB금융은 3분기 신한금융에 대폭 역전을 허용하면서 연간 실적으로도 1등 자리를 지키지 못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신한금융으로서는 2020년, 2021년 2년 연속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던 KB금융을 밀어내고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이 3년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되찾는 핵심 원동력으로는 비은행 계열사의 호실적이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덕분에 은행의 이자이익은 급격히 증가했다. 다만 금리인상 영향으로 금융사의 조달비용 역시 상승하면서 금융지주의 이익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어 비이자이익이 얼마나 증가하는지에 따라 금융지주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신한투자증권의 여의도 사옥 매각이익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순위 역전 원동력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앞서 7월 이지스자산운용에 서울 여의도 본사사옥을 매각했는데 4천억 원 이상의 매각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의 연간 순이익 3206억 원을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이 3분기 순이익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 금액은 3분기 신한금융 지배주주순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반면 KB금융그룹에서 비은행 강화 선봉장 역할을 했던 KB증권은 올해 들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820억 원으로 1891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신한투자증권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상반기 3744억 원과 비교하면 1년만에 KB증권의 순이익은 무려 51.4% 감소했다.
KB증권의 순이익이 반토막난 데 따라 KB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에서 KB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4.96%에서 올해는 6.58%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증권의 자본규모는 5조8267억 원으로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KB금융 전체 자본의 11.28%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규모 대비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KB증권이 비은행 맏형으로서 실적 방어 과제가 무거울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와 관련해 "3분기 실적은 비이자이익이 관건으로 2분기에는 매각이익, 평가이익 등이 반영되며 트레이딩 및 평가손실을 일부 상쇄했으나 3분기에는 새로운 일회성 이익이 없다"며 "환율, 금리, 거래대금, 손해율 등 비이자이익을 구성하는 주요 항목들의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