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아직 자본 유출 징조가 없다”며 “자본이 빠져나갈 곳은 빠져나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자본 유출이라기보다는 최근 몇 달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 것이다”며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 내국인 해외투자가 매우 많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기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 상황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열심히 보고 있지만 옛날 같은 위기가 아니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연 3.5%대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3.5% 수준이라고 했는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중 3.5%가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 아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에 대해 “‘얼마나 커지면 안 좋은가’하는 부분을 기계적으로 봐야 한다면 금통위원이 왜 필요하겠느냐”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고 이것을 판단하는 게 금통위의 역할이다”고 밝혔다.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긴축을 위해서는 재정부양책은 당분간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상쇄하는 쪽으로 가면 안된다”며 “그래서 (취약계층을) 타킷 해서 가야 한다는 게 컨센서스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같이 가는지 아닌지는 감세 여부보다는 부채 감축 여부를 봐야 하는데 부채는 지금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거시정책적 컨센서스다”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빚을 줄이는 정책을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고 있고 한국의 신뢰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연방준비제도가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고 적절한 시점에 결정할 것이며 그것에 대비해 우리는 연준과 굉장히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가면 6%대 물가를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미국 물가 수준이 올라가고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는 시나리오를 만들면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