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주가를 걱정하지 않는다. 테슬라 기업가치는 구조적으로 훼손된 적이 없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2일 오후 온라인으로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테슬라 전격해부’ 세미나에서 담담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 메리츠증권은 12일 '테슬라 전격해부'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은 미국 테슬라 본사. |
이날 온라인 세미나에는 최근 크게 하락한 주가에 부쩍 걱정이 많아진 테슬라 주주들이 다수 참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현지 시각으로 12일 217.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8월25일 3대 1로 주식을 분할한 후 테슬라 주가는 300달러 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는데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9월28일부터 세미나가 열리기 전인 11일(현지시각)까지 10거래일 동안 23.48%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3.7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내렸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질문응답 시간에는 최근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준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관련 발언, 중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 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을 공개한 AI(인공지능)데이 등에 질문이 집중됐다.
최근 테슬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요인들에 큰 관심을 보인 셈인데 김 연구원은 이를 놓고 시장과 조금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서는 “트위터는 단순 SNS의 역할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언어 학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며 “다국적 언어가 순식간에 쌓이는 플랫폼은 몇 개 없으며 트위터는 그러한 언어 데이터가 모이는 플랫폼 중에 가장 저렴한 축이다”고 바라봤다.
트위터가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위해 빅데이터를 모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인데 이는 테슬라가 단순한 완성차업체를 넘어 인공지능 로봇업체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닥에 깔고 있다.
김 연구원은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자율주행자동차 개발기업을 넘어서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라며 “테슬라는 인공지능 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일반적 완성차 기업과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눈높이에 못 미쳤던 것으로 여겨진 휴머노이드로봇을 놓고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김 연구원은 “테슬라는 기존 기업들과 다르게 '뇌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도전하기 어렵고 현실화하기도 어려운 방향이기 때문에 평가가 엇갈렸지만 접근 자체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테슬라의 투자의견, 적정주가 등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테슬라의 비전과 성장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주식 투자를 할 것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며 “테슬라라는 기업을 정확히 이해해야 변동성을 견디고 테슬라 주식 보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메리츠증권의 '테슬라 전격해부' 온라인 세미나 발표자료. 테슬라를 포함한 새로운 모빌리티업체의 시가총액이 글로벌 자동차업체 시가총액의 50%까지 확대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테슬라는 3분기에도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김 연구원은 “테슬라는 이번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주가가 주춤해도 그 모든 것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실적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테슬라 관련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해외주식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들을 늘리기 위한 목적도 숨어 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은 테슬라로 투자 규모는 132억5100만 달러에 이른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