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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만나고 있습니까", HDC현산 광주사고로 국감서 추궁당해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10-06 18: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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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희룡 장관님, 국토교통부 사고 조사 보고서 42페이지, (화정아이파크가) 이번에 붕괴되지 않았어도 차후에 붕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국감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장에 선 이승엽 화정아이파크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렇게 호소했다.
 
"피해자들 만나고 있습니까", HDC현산 광주사고로 국감서 추궁당해
▲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6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올해 1월 외벽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관련 참고인으로 이날 국감장에 섰다.

국토부 국감은 오전 10시에 시작됐지만 이 대표의 차례는 오후 5시30분이 넘어서야 돌아왔다.

이 대표는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안전책임자 겸 대표이사를 향한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뒤 발언대에 섰다.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해온 호소문을 읽었다.

표정은 담담했지만 호소문을 읽는 동안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다. 중간쯤에는 목소리도 메였다.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실질적 주거지원대책을 요구하면서 8~9월 세 차례에 걸쳐 상경집회까지 감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월11일 화정아이파크 외벽이 무너져내린 뒤 7개월이 지난 8월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지원대책을 내놓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630억 원을 투입해 입주예정자들의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위변제해주고 주거지원비로 1억1천만 원가량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거지원대책이 꼼수대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은행에 중도금 40%를 대신 납부해주려 한다.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계약금 10%에 중도금을 4회차까지 납부한 상황이다. 따라서 계약금 10% 대한 지연배상금만 주면 된다고 본다. 

이를 두고 입주예정자들은 화정아이파크 재건축에 걸리는 시간이 계속 늦어져도 건설사는 더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열악하고 가슴아픈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좋은 집에 사시려고 했던 분도 포기했다. 미리 화정동 근처로 이사를 왔다가 다시 이사 간 사람, 회사 기숙사나 월세방을 전전하는 사람, 수면제 없이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예정대로 지어졌다면 가족과 행복하게 살았을 집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사라졌다”며 “입주예정자들은 집만 무너진 게 아니고 일상이 사라졌고 가족과 꿈꿨던 미래도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상경집회 때 돌도 안 된 아이까지 데리고 집회 참석한 예정자들을 HDC현대산업개발은 마치 돈을 더 달라고 욕심 부리는 사람들로 만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일방적 통보가 아닌 현실적 주거지원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표가 직접 나와 달라고 요구했다. 화정아이파크 재건축을 61개월 안에 마치겠다고 한 약속도 책임져달라고 말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안전책임자 겸 각자대표는 회사가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정 대표는 증인석에 서서 “사고를 막지 못해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대표를 향해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며 “그렇다면 피해 대책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 피해자를 만나야겠죠? 피해자를 만나고 계신가요?”라고 다그쳤다.

정 대표가 답변을 하지 못하자 조 의원은 “최근에 입주예정자들 만나고 있나요?”라고 다시 물은 뒤 “안 만나고 계시잖아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벌이는 상경집회는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예정자들을 제대로 만나주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분양권 때문에 더 이상 집도 살 수 없고 현재 전월세 계약도 만료된 세대가 대부분이다”며 “원래 11월, 12월에 입주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의 주거지원대책에서 중도금 대출을 대위변제해주면서 조건으로 중도금 부분을 뺀 계약금 10%에만 입주지원배상금을 주겠다고 하는 대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며 “지연배상금을 주겠다, 안 주겠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예정자들에 지원대책방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며 입주예정자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에 이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는 문제에 회사 쪽이 노력하지 않는다고 정익희 대표를 질타했다.

한 의원은 “대표께서 올해 2월에 취임했다고 했는데 취임 뒤 이 문제에 직접 관여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나”고 물었다.

정 대표는 이 질문에 “제 소관업무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김민기 국토위 위원장도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기 전 정 대표를 발언대에 불러세운 뒤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보상에 관한 대안을 들고 오지 않은 것 같다”며 “국감은 국민의 아픔을 헤아려야 한다. 양당 간사들이 종합감사 때 피해보상에 관한 권한도 모두 가지고 있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HDC현대산업개발이) 크게 반성하고 피해자들을 부둥켜안고 피해자들에 관한 보상과 지원을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다면 큰 회사는 망하지 않을 거라는 지레짐작이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광주 학동 붕괴사고에 이어 올해 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여러 명의 사상자를 낸 만큼 국감에서 질타를 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붕괴사고의 피해자인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과 벌어지고 있는 갈등까지 새로 도마 위에 오르는 바람에 회사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부실시공 기업이라는 꼬리표에 붕괴사고에 관한 책임도 제대로 지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당시 권순호 대표가 광주 학동 붕괴사고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국감에서 재하도급 문제 등에 관한 답변에 무성의했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권 전 대표는 국감에서 광주 학동 붕괴사고 보상을 책임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불법 재하도급에 관한 질의에는 수사결과 발표 전까지는 몰랐다는 태도를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에서 연이은 대형 붕괴사고 뒤 시장의 신뢰와 기업 이미지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화정아이파크 전면 철거 뒤 재시공 결정을 직접 발표하면서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 존립의 의미가 없다”며 “회사에 어떤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파크를 세우는 것이 입주예정자 등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도 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시공 건축비에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의 입주지연보상금, 주민거주지원비 등에 모두 3700억 원가량을 투입할 각오를 내놓았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3700억 원을 투입한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인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빛이 바랄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과 보상 문제가 원만하지 못한 점에 국민 대중의 시선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올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대한축구협회 회장 업무에 따른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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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
피해자엄마돈까지 뜯어먹고 영수증도 안써주고 도망간 2020년 공익변호사상 비리변호사차미경변호사를 심사해서상준 삼성준법위원회 이찬희변호사를 대한변호사협회 윤리팀에 고발했다. 강상현교수는 2019년 방통위국감위증했는데 모르는 척하는 이재용회장님의 태도를 이해할수없습니다.삼성준법위원회 답변도 안하는데 준법사기에요. 삼성연세대 벌금내세요.

   (2022-10-08 11:17:52)
이매리
해외비용처리7년 칠천만원 이매리에게준적있냐! 또 돈도안주면서해외앵벌이시키냐! 더이상 희생은싫어요.화해조서도 작성된게없고 공익신고2년이내임금손실보상된게 하나도 없다.예술인권리보장법도 시행되었으니 홀어머니외동딸 가장 이매리계좌로만 십년비용시행명령내려주세요.

   (2022-10-08 11: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