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지 전기차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9월 미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는 1306대, 기아 EV6는 1440가 판매돼 8월보다 판매량이 각각 14%, 22% 줄어들었다.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지 전기차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기아 본사. |
현대차와 기아가 같은 달 월간 최대 판매실적을 새로 쓴 것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 감소는 더욱 도드라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9월 현대차는 5만9465대, 기아는 5만6270대의 자동차를 미국에서 판매했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각각 11%, 6.4% 늘었다.
8월 시행된 IRA로 인한 미국 전기차 판매 영향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8월16일(현지시각) 북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하는 IRA 법안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즉시 발효되면서 한국에서 주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공영운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보조금 액수가 상당히 커 고객 입장에서 우리 차를 선택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장벽을 만나게 됐다"며 "판매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IRA와 관련한 유예조치나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전기차 판매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공 사장은 "미국 현지 공장 정상가동까지 2~3년이 걸리고 손익분기점까지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 추가로 시간이 걸린다"며 "그 기간 전기차 판매가 계속 중단되면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하락하고 딜러망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