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GM이 2023년 전기차 '볼트 EV' 판매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2년형 볼트EV 이미지. < GM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내년부터 보급형 전기차 ‘볼트’ 생산을 대폭 늘리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GM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예정보다 앞당겨진 배터리 수요 물량 확대에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현지시각으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3분기 미국 내수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약 55만6천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4% 늘어난 수치다.
특히 볼트 전기차 판매량이 약 1만5천 대로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판매량 증가에 기여했다.
스티브 칼라일 GM 북미법인 사장은 “GM이 픽업트럭과 SUV 차량에서 이뤄낸 성공을 전기차 분야에서 재현하겠다”고 말하며 전기차 중심 전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GM은 올해 약 4만4천 대로 예상되는 볼트 전기차 판매량을 내년에는 연간 7만 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 계획을 제시했다.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인 볼트EV의 미국시장 판매 가격은 2만5600달러(약 3656만 원)부터로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3’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GM은 볼트 전기차 가격을 이처럼 공격적으로 책정한 전략이 판매 증가 성과로 이어졌다며 현재 소비자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내년 판매량 증가와 생산 확대 목표를 낙관적으로 제시한 점도 수요 강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면서 GM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전기차만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기업은 현재 GM과 포드, 테슬라 등 소수에 그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해외 경쟁사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GM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보조금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전기차 가격 상한선이 세단은 5만5천 달러, SUV 및 트럭은 8만 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고가 전기차는 제외된다.
따라서 보급형 전기차인 볼트 시리즈 수요가 급증해 GM이 집중적으로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주 배터리공장. |
GM은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모두 4곳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며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업 전략으로 배터리 수급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 미시건주에 신설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언급한 것이다.
아직 얼티엄셀즈의 4번째 미국 배터리공장 부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GM의 전기차 생산 확대 의지를 고려하면 이른 시일에 투자 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당초 미국 내 신규 배터리 합작공장 가동이 시작되는 2024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영향과 수요 등을 고려해 볼트 생산 확대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자연히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GM은 볼트 전기차를 처음 출시할 때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배터리 공급 측면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볼트 전기차에서 연달아 발생한 화재사고로 전면 리콜이 실시된 뒤에도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협업을 오히려 확대하면서 전기차사업에서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사로 자리잡고 있다.
GM의 예상대로 볼트 수요가 내년에도 강세를 보여 생산 확대에 탄력이 붙는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도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수혜폭을 더욱 키우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M은 내년에 전기차 신규 라인업을 대거 선보이고 기존 자동차 생산설비를 볼트 시리즈 이외에 허머 EV, 실베라도 EV 등 다른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데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