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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쌀값은 폭락했는데 즉석밥 가격은 왜 계속 오르기만 할까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9-27 16: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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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각종 식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런 고물가 시대에 홀로 가격이 ‘역주행’하는 품목이 있습니다.

쌀값 이야기입니다. 쌀값 통계 조사를 시작한 뒤로 올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탓에 농심은 들끓고 있습니다.
 
[백브리핑] 쌀값은 폭락했는데 즉석밥 가격은 왜 계속 오르기만 할까
▲ 쌀값이 통계 조사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즉석밥 제품의 가격 동향에 관심이 모인다. 국회는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의 임형찬 부사장을 10월4일 열리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즉석밥 가격 인상 경위를 물어볼 예정이다. 서울시내 대형마트의 즉석밥 코너 모습. <연합뉴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9월26일 도매기준 국내 쌀값은 20kg당 4만4400원으로 1년 전 5만6120원과 비교해 약 20.9%가 하락했습니다.

쌀값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96년 104.9kg에서 2021년 56.9kg으로 45.7%가 줄었습니다. 육류 및 밀가루 소비 증가, 아침 결식, 탄수화물 기피 등 식습관 변화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반면 쌀 재배 면적은 1996년 104만9556㏊에서 2021년 73만2477㏊로 30.2%가 감소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지난해와 올해는 쌀 농사의 작황이 좋아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쌀값이 하락하자 즉석밥 가격 동향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립니다. 체감물가가 워낙 높다보니 원재료 가격 하락을 반영하는 품목 출현에 기대를 걸어보는 셈이지요.

즉석밥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인 오뚜기는 2004년 즉석밥을 출시한 이후 2차례 가격을 인하한 적이 있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을 반영했다기보단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즉석밥 제품의 가격 인하에는 여러 가지 장벽이 있습니다.

즉석밥의 제조원가에서 쌀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살펴보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즉석밥 제조원가에는 쌀 매입 비용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취사와 살균과정에서 발생하는 연료비, 포장용기와 필름뚜껑의 가격, 제품 생산 후 물류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즉석밥의 제조원가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용은 높지 않습니다. 

원료 수급방식도 가격 인하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즉석밥 제조기업들은 안정적인 쌀 수급을 위해 연단위 공급계약을 체결해 정해진 가격으로 쌀을 공급받고 있어 쌀값이 하락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을 하지 못합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충남 아산, 충북 진천, 전북 익산에서 원료를 수급받았습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수익성 방어가 식품기업의 과제로 떠오른 마당에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은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즉석밥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것을 두고 불편한 시선을 보냅니다.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1위 CJ제일제당은 대표제품 햇반의 가격을 2021년 7.0%, 2022년 8.0% 인상했습니다. 2위 오뚜기는 가격을 2021년 7.9%, 올해 상반기 8.7% 올렸습니다.

이를 두고 소비자단체협의회의 물가감시센터는 올해 7월 즉석밥 제품의 소비자가격 상승률이 제조원가 상승률과 비교해 2~3배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쌀값은 줄곧 떨어졌는데 말이죠.

국회는 다음달 4일 열리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쌀값 하락에도 즉석밥 가격을 올린 경위를 따져 묻기로 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한번 오른 가격은 다시 내려오지 않는 한국의 유구한 전통”, “원유가 내릴 때는 낮아지는 기름 가격이 양심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석밥은 1996년 CJ제일제당의 햇반 출시로 시장이 형성된 뒤 조리의 간편함 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습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즉석밥의 국내 시장규모는 2011년 1290억 원에서 2015년 2254억 원으로 약 2배 성장했고 2021년에는 4500억 원대로 늘어났습니다.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2021년 기준 CJ제일제당이 66.9%, 오뚜기가 30.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동원F&B와 하림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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