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2022년 안으로 기업공개를 마무리하면 약 7천억 원의 자본을 더 인정받을 수 있어 빠르게 대출여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2023년으로 기업공개를 미루면 현재 주가 하락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높여 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
케이뱅크는 20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에 통과했다.
한국거래소에서 기업공개를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 받으면 그날로부터 6개월 안으로 기업공개를 해야 한다.
이에 서 은행장은 올해 연말까지 기업공개를 마무리할지 아니면 2023년 3월까지 최대한 미룰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가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를 마치게 되면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MG새마을금고가 투자한 7250억 원의 자금을 BIS 기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게 된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유상증자를 했을 때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MG새마을금고 등과 7250억 원에 관한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풋옵션 계약에 따르면 BC카드는 케이뱅크가 2026년까지 기업공개에 실패하면 7250억 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이 7250억 원에 조건이 붙어있는 만큼 BIS 비율 계산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고 케이뱅크는 그만큼 대출여력을 늘릴 수 없게 됐다.
금감원은 당시 “케이뱅크의 기업공개 실패에 원금을 보장하겠다는 조건(풋옵션)이 있는 만큼 순수 자기자본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케이뱅크가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를 하면 7250억 원이 모두 자본으로 인정받게 돼 대출여력을 그만큼 더 늘릴 수 있어 빠르게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된다.
서 행장은 케이뱅크에서 늘어나게 될 대출여력을 쏟을 수 있는 주요 상품군을 서둘러 갖춰 놓았다.
케이뱅크는 최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인터넷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개인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사업자대출 상품 등 주요 대출 상품군을 마련했다.
다른 인터넷은행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사업자대출 상품군을 아직 갖추지 못했으며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상품군을 갖추지 못했다.
케이뱅크가 대출여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은 현재 인터넷은행업계가 성장성이 정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으며 주가 급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증시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주가가 52주 최저가를 갱신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2만1500원을 기록했다. 최고가를 냈던 2021년 8월21일 9만4400원과 비교하면 77.22% 줄어든 것이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힘을 내지 못하자 덩달아 케이뱅크 주가도 장외시장에서 약세를 겪고 있다.
장외시장을 취급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1만1600원을 보이고 있다. 최고가를 냈던 올해 7월28일 1만8500원에 비하면 37.3% 감소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케이뱅크의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금도 기업공개를 통해 7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를 원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 등으로 현재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4조 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4조 원의 케이뱅크 기업공개는 모기업인 KT의 시가총액 증대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며 “2023년 구현모 KT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 뒤 케이뱅크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