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건설

하이엔드 아닌 탄소중립 마을에 산다, 영국 저탄소 은퇴마을 '밀필드 그린'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9-20 16:18:0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하이엔드 아닌 탄소중립 마을에 산다, 영국 저탄소 은퇴마을 '밀필드 그린'
▲ 영국 베드퍼드셔 중부 캐딩턴지역에 조성하고 있는 55세 이상을 위한 탄소중립 은퇴자 마을 ‘밀필드 그린(Millfield Green)’ 조감도. <인스파이어드빌리지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에너지절약과 재생에너지 활용을 바탕으로 한 탄소중립마을 시범사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월14일까지 시·군을 대상으로 농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농업·농촌 RE100 (재생에너지 100%사용) 실증지원사업’ 대상지를 공모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올해 하반기 서울 도봉구와 경남 김해시 등을 포함 지자체 16곳을 ‘탄소중립 실천마을·공동체 조성’ 대상지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 정책을 건물뿐 아니라 도시 조성과 운영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은 이제 윤리적, 이상적 개념이 아닌 생존,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적 ‘라이프스타일’로 여겨진다.

특히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마을을 조성했던 영국에서는 공공 정책적 측면을 넘어 부동산개발시장에서 친환경 주거상품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에너지절약 기술과 시스템 도입, 친환경 자재 사용 등은 기업의 사회적책임 영역이기도 하지만 다른 주택상품과 차별화하는 셀링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영국 투자기업 리걸앤제너럴캐피탈과 파트너십을 맺고 은퇴한 고령인구를 위한 주택상품을 개발하는 인스파이어드빌리지는 현재 탄소중립 은퇴자 마을 ‘밀필드 그린(Millfield Green)’ 1단계 준공을 마치고 분양을 받고 있다.

밀필드 그린은 영국 베드퍼드셔 중부 캐딩턴지역에 조성하고 있는 ‘은퇴자 마을’이다.

55세 이상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 200채를 포함 레스토랑과 수영장, 요가데크, 체육관, 공예실, 바, 카페, 도서관 등 다양한 공용시설을 갖춘 마을로 설계됐다.

밀필드 그린은 5개년 개발 프로젝트로 기획돼 2021년 주택 80여 가구와 기본 생활시설들을 조성하는 1단계 개발에 착공했다.

영국 등 해외에서는 고령인구를 위한 시니어타운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밀필드 그린 같이 마을 전체에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한 시니어타운은 영국에서도 처음이다.

편안한 노후를 즐기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환경보호까지 고려하며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는 주거지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밀필드 그린 시공을 맡은 건설사 윌모트딕슨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밀필드 그린의 모든 건물은 우수한 단열성과 통풍성을 위한 설계와 고성능 이중 유리창이 도입됐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밀필드 그린의 주택들에는 각자 땅의 열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열 펌프가 있고 마을에는 태양광발전 패널도 설치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도 특별히 신경 써 주민들이 거주뿐 아니라 교통 등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 생활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밀필드 그린은 1단계 개발단계인 현재 전기차 충전 공간 121개소를 설치했는데 마을 전체 개발이 끝나면 214개소까지 늘어난다. 마을 주민 수요를 100% 충족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존 브롬리 리걸앤제너럴캐피탈 클린에너지사업 책임자는 2021년 3월 밀필드 그린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밀필드 그린은 10년 안에 모든 신축 주택을 탄소중립으로 건설해 운영하겠다는 리걸앤제너럴의 첫 발걸음”이라며 “친환경 주택은 고객은 에너지비용을 줄이고 회사는 투자자들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고 지구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개발사 인스파이어드빌리지도 당시 시장조사기관 유-스위치 조사를 인용해 “영국에서 65세 이상의 인구의 40%가 에너지 요금을 감당하기 위해 다른 분야에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밀포드 그린 거주자들은 탄소중립 시스템으로 장기적으로 생활비용에 긍정적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밀필드 그린은 태양광과 지열(땅의 열)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외부 에너지 공급업체와 시장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엔드 아닌 탄소중립 마을에 산다, 영국 저탄소 은퇴마을 '밀필드 그린'
▲ 영국 런던 남쪽 서튼지역에 조성된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마을 '베드제드' <제드팩토리>
영국에는 밀필드 그린에 앞서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마을로 알려진 약 100가구가 모여사는 ‘베드제드’도 있다.

베드제드는 런던 남쪽 서튼지역에 위치해있다. 무려 20년 전인 2002년 조성됐다.

마을 이름인 베드제드(BedZED)부터 베팅턴 제로 에너지 개발(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의 약자로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계된 지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베드제드 마을은 각 주택 지붕에 설치된 알록달록한 색깔의 환기구로 유명하다. 이 환기구로 ‘텔레토비’ 마을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사실 이 환기구는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실내 환기와 건물 내부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환기구가 주택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내보내고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거건물을 채광이 좋은 남쪽 방향으로 배치하고 천장이 막히지 않은 3층 구조의 로프트 방식으로 조성한 것도 별도의 난방시설 없이 건물 내부 에너지 사용을 저감하기 위한 건축기법이다.

베드제드 마을 건물 남쪽 외벽에는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한 전기는 거주민의 전기차 충전 등에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판매한다.

이밖에도 단지에는 폐목재를 태워 얻는 증기로 에너지를 생산해 온수와 전력을 공급하는 열병합 자가발전소가 설치됐고 식물을 이용한 하수도 자연정화처리 시스템도 도입됐다.

또 단지 안에 사무실부터 다양한 부대시설을 배치해 거주민들이 자동차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등의 자료에 따르면 베드제드는 이런 친환경 설계로 가구당 연평균 사용 전력량이 서튼지역 다른 가구들의 55% 수준으로 집계됐다. 1인당 하루 물 사용량도 서튼지역 평균치의 절반에 그친다.
 
하이엔드 아닌 탄소중립 마을에 산다, 영국 저탄소 은퇴마을 '밀필드 그린'
▲ 에너지 저감 건축기법이 곳곳에 적용된 영국 탄소중립 마을 '베드제드'. <제드팩토리>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지만 탄소중립 마을은 아직 보통과 다른 ‘특별한’ 마을이다.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는 탄소중립 마을이 '보통'의 마을이 될 것이고, 결국은 그렇게 돼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퍼져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행보를 봐도 2050년까지 국내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2050 정책을 내놓고 건물과 도시 개발분야를 포함 모든 사회경제 영역에서 대대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박혜린 기자

최신기사

법원, 우리금융 '부당대출' 혐의 전 회장 손태승 구속영장 재차 기각
경찰, 국방부·수방사 압수수색해 전 국방장관 김용현 '비화폰' 확보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 연임, 하나카드 사장에 성영수..
야당 6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두번째 제출, 14일 오후 5시 표결
신한은행 38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받아, 특별퇴직금 최대 31달치 임금
우리은행 고강도 인사 쇄신, 부행장 줄이고 70년대생 발탁해 세대교체
이부진 포브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85위, 네이버 최수연 99위
메리츠화재 김중현 이범진·메리츠증권 김종민 사장 승진, "경영 개선 기여"
미국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되나, 외신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 땐 가능"
국회 내란 특검법안과 김건희 특검법안 가결, 국힘 반대 당론에도 이탈표 나와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