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2-09-20 14: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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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이 이종업계와 협업을 확대하고 신상품 출시로 플랫폼을 강화해 케이뱅크 성장성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장외시장의 주가 하락과 함께 성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11월 기업공개(IPO)에 흥행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사진)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협업 확대와 신상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장외시장 주식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9월19일 기준 1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2달 전인 7월28일 1만8500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올해 3월30일 최고가 2만34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를 통해 2조 원이 넘는 자본규모를 갖추며 기업공개 추정 가치를 6조 원에서 10조 원까지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추정 시가총액은 약 4조 원으로 최고 평가를 받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금융업계에서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음에도 케이뱅크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이유로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 부족 등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꼽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모바일 앱 등을 통한 이용자 수 확보를 사업의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삼게 된다.
케이뱅크는 모바일 앱 사용자 수에서 인터넷은행 1위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설립한 지 이제 1년밖에 안 된 토스뱅크에도 밀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은행 앱 사용자 수 1위는 토스뱅크로 1011만 명을 기록했다.
2위는 카카오뱅크로 891만 명이다. 그 뒤를 KB국민은행(813만 명), 신한은행(586만 명) 등이 잇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10위권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 앱 사용자 수에서 시중은행에도 밀린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 앱과 다른 인터넷은행 앱을 비교했을 때 케이뱅크가 부족한 점으로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고 있다.
토스뱅크는 가입 한 번만으로 이용자의 모든 은행계좌를 바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편리한 점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뱅크는 국민 앱 카카오를 통해 고객이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앱의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5월 리뉴얼을 진행했지만 사용자 수를 늘리는 데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서호성 행장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하루속히 입증해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서 행장은 우선 외부협업을 통해 플랫폼을 강화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15일 삼성증권 계좌를 케이뱅크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해 삼성증권 고객을 케이뱅크로 끌어오기 위한 협업을 진행했다.
앞서 8월1일에는 삼성카드와 손잡고 MZ세대 쇼핑 트랜드에 맞춰 할인을 해주는 '케이뱅크 삼성 ID카드' 출시했고 7월15일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과 협업해 '현대백화점면세점 챌린지박스' 예금 상품을 내놨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밀리는 이용자 수를 확보하기 위해 은행업이 아닌 다른 사업과 손을 잡고 여러 업체의 고객을 케이뱅크로 끌어들이는 협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꾸준히 제휴사를 늘리며 새로운 금융 상품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플랫폼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금융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도 추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행장은 새로운 상품도 공격적으로 출시해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환대출과 생활안정자금대출 위주의 아파트담보대출을 구입자금대출 상품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케이뱅크의 아파트구입자금대출 상품은 올해 4분기 안으로 출시된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다른 은행의 아파트담보대출을 더 싼 이자를 제공해 케이뱅크로 끌어 오는 대환대출과 아파트를 담보로 고객의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 2억 원까지 빌려주는 생활안정자금대출 상품 위주로 아파트담보대출을 구성해 왔다.
케이뱅크는 2020년 8월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아파트담보대출을 시작했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업력이나 인지도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고 자금확충도 늦어져 대환대출과 생활자금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2월 국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구입자금을 대출하는 상품을 출시하자 케이뱅크도 아파트구매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 행장은 아파트구매자금대출 상품을 올해 4분기 출시할 준비를 하며 카카오뱅크와 경쟁에 초점을 맞춰 주요 도시로 지역을 한정할지 아니면 더 강력한 상품구성을 위해 국내 모든 지역으로 확대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출시로 올해 1월까지 1조 원이 넘는 취급액을 기록했다”며 “시장 상황 자체가 활발하진 않지만 꾸준히 늘고 있고 아파트구매자금대출 상품까지 내놓으면 취급액 증가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