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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비용 증가세, 재무·전략 전문가 '정호영의 시간' 시작됐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9-20 15: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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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원재료 가격 인상과 금리상승세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력 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재무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LG그룹의 대표적 ‘전략·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설비투자 집행속도 조절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비용 증가세, 재무·전략 전문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72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호영</a>의 시간' 시작됐다
▲ LG디스플레이가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당초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재무에 능한 정호영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솜씨가 주목된다. 

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금리상승 기조에 진입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희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LG디스플레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한 세트업체의 재고축소 등으로 예상보다 수요 감소폭이 큰 점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안 연구원은 “이자비용 부담까지 더해져 2023년 LG디스플레이의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자비용' 배수는 기존 분석(12.1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6.2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BITDA/이자비용 배수가 하락하는 것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과 비교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의 자금 조달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EBITDA/이자비용' 배수가 전체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LG디스플레이는 이 지표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6월 말 기준 순차입금이 10조4천억 원 수준으로 2021년 말 8조4천억 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LCD 패널 가격 하락세와 함께 TV와 IT 제품용 LCD 패널 출하량도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반면 중소형 올레드 대규모 설비투자 집행은 예정대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2022년 상반기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조4770억 원으로 2021년 상반기 1조6940억 원보다 46.22% 증가했다.

그 결과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관련 지표는 다소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161.8%, 차입금의존도(총자본 중 차입금 비중)는 36.7%로 2021년보다 소폭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의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는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며 “부채비율이나 차입의존도 모두 디스플레이 업황이 좋지 않았던 2019~2020년과 비교해서 나아졌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비용 증가세, 재무·전략 전문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72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호영</a>의 시간' 시작됐다
▲ LG디스플레이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당분간 LG디스플레이의 현금창출력이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TV용 LCD 패널 가격은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LCD 생산중단에도 중국 업체의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한동안 낮은 수준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중국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 조정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올레드 부문에서 기대를 모았던 신규 고객사와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점도 LG디스플레이 실적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사업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지금과 같은 금리상승은 자금조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7월에 열린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단기 차입급 증가와 관련한 질문에 “장기 차입과 관련한 금리가 많이 상승했다”며 “최근 장기 차입이 시장에서 수용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해 단기 차입을 계속 롤오버(채무상환 연장)해가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비용과 함께 원자재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LCD 부품인 BLU(백라이트유닛)의 주요 원재료인 전기아연도금강판의 2022년 상반기 가격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42.3%나 상승했다. 또 인쇄회로기판(PBC) 부품의 주요 원재료인 구리의 2022년 상반기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3% 높아졌다.

그런 만큼 정호영 사장은 전략·재무전문가로서 면모를 발휘해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쳤고 2013년 금융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증권사 연구원들이 꼽은 테크 및 하드웨어산업부문 ‘2013 아시아 최고 CFO’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LG 재경팀장을 역임한 하범종 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등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들을 대거 이사회에 배치했다.

이는 정호영 사장이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 안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정 사장은 설비투자 속도 조절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운영효율화 작업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7월 국내에서 TV용 LCD 패널 생산을 2023년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국내에서 LCD를 생산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LCD 공장의 생산은 유지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는 2022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국내외 팹(공장)별 최적 운영 캐파(생산능력)를 재점검하고 고정비 축소 등 비용 효율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투자효율화도 강화해 경상투자를 포함한 조정 가능한 투자는 규모 및 시점을 재점검하고 집행속도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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