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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 눈앞, 삼성전자 LG전자 전자제품 원자재값 부담 커져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9-19 14: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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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기전자 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1400원을 눈앞에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수출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그동안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졌다.
 
원달러 환율 1400원 눈앞, 삼성전자 LG전자 전자제품 원자재값 부담 커져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스마트폰, 가전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값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제품.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스마트폰, 가전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환율 상승이 오히려 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이번 주에는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계심 속에 1400원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특히 일본이 22일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달러화 강세 압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수출 위주의 기업은 환율 상승이 영업이익에 호재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환차익으로만 1조3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는 수출 비중이 87.2%에 달하고 결제 화폐도 달러인 만큼 환율이 오를수록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전자제품은 지금처럼 높은 환율이 오히려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 부품의 거래는 달러로 이뤄지는 반면 스마트폰이나 TV, 가전 등은 판매되는 나라의 현지 통화로 거래된다. 이 때문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로 결제하는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각국의 통화가치가 높아져야 국내 기업들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달러를 제외한 각 국가의 통화가치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크로네(노르웨이 통화), 프랑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022년 9월16일 기준 109.76으로 최근 10년 중 최고수준에 이른다. 중국 위안/달러 환율도 임계치로 여겨졌던 7위안을 일시적으로 넘어서는 등 위완화 약세도 심화되고 있다.

LG전자는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37.63%), 유럽(14.85%), 아시아(10.64%), 중동 및 아프리카(4.53%) 중국(3.33%) 등 북미(23.07%) 이외의 지역 매출 비중이 매우 높아 전 세계적 달러 강세 흐름이 반갑지만은 않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도 마찬가지다. DX부문은 올해 상반기 전체 삼성전자 매출의 59.7%를 차지했으며 달러로만 결제를 받는 DS(반도체)부문 매출 비중은 35.7% 수준이었다.
 
원달러 환율 1400원 눈앞, 삼성전자 LG전자 전자제품 원자재값 부담 커져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환율 상승이 수출금액 증가보다는 수입금액 확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LG전자 냉장고(왼쪽)와 삼성전자 냉장고(오른쪽) 모습. <각 회사 홈페이지 갈무리>

게다가 완성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강, 구리 등 원자재 대부분은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기업은 수입할 때 결제대금의 80.1%를 달러로 지불했다.

2022년 상반기 삼성전자의 원재료비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24.6%, LG전자는 17.8% 증가했는데 이는 원자재 가격과 더불어 환율이 상승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환율은 올해 상반기에만 9.25% 상승했다.

또 환율 상승은 수출금액 증가보다는 수입금액 확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할 경우 수출금액은 0.03% 증가하는 데 그치는 반면 수입금액은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근 경기둔화 여파로 전자제품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액 증가보다 비용 증가 리스크가 더 커진 상황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TV 출하량 목표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생산 원가는 상승하고 있고 가파른 인상으로 소비여력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의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G전자는 2022년 철강, 레진, 구리 등 원부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저하되고 있다”며 “TV와 가전제품은 하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지만 2020~2021년 비대면 관련 수요 증가로 내구소비재 교체시기가 일시적으로 앞당겨진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수요도 전년 동기 대비 축소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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